〔앵커〕

농경국가 시절 24절기는 계절을 구분하는 중요한 날이었고 다양한 풍습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현대 산업사회에 들어와 점차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긴 하지만 절기상 새해가 시작되는 동지는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팥죽을 먹으며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날입니다. 이은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함박눈이 쏟아진 어제 오후 서울 인사동,
부쩍 추워진 날씨와 펑펑 쏟아지는 눈이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달콤한 팥죽 냄새에 끌려 걸음을 멈춥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동지를 일주일 앞두고 북인사마당에서 따뜻한 팥죽으로 정을 나누며 사라져 가는 동지 풍습도 되살렸습니다.

진우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동지의 세시풍속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운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상들의 얼을 되살리고 또 새해를 맞이하는 희망찬 마음을 갖기 위해서 동지 팥죽으로 액운도 물리치고 이웃 간에 화합된 마음을 갖기 위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무원스님과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등 서른 개 종단 대표들은 매년 동지를 기해 시민들에게 팥죽을 나누며 새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 왔습니다.
 
진우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이 팥죽 드시고 내년에는 절대 코로나 같은 일도 없고 개개인이 하시는 일 모두 잘 성취되시고 나라도 평화롭고 부국의 번영된 나라가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많이 드시고 새로운 희망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쫄깃한 새알심에 모락모락 김이 오른 따끈한 팥죽 한 그릇을 받아든 시민들은 추위에 바짝 움츠렸던 몸을 녹이고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길 기원했습니다.

종단협은 올해 팥죽 1000그릇과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복주머니, 새해 달력과 함께 지구와 환경을 우리 손으로 지켜나가자는 마음을 담아 종이로 만든 화분과 함께 토마토와 바질 씨앗 키트도 준비해 전달했습니다.

특별히 환경을 생각해 그릇은 대나무로 만든 친환경 그릇을 사용했습니다.  

이영선/서울시 영등포구
(팥죽 나눔 행사에 동참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리고 코로나로 너무 힘들었는데 내년에는 마스크 벗고 더 즐거운 축제와 행사로 만나면 좋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경제위기로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갑자기 찾아온 추위까지 한껏 움츠려든 시민들의 몸과 마음에 따끈한 팥죽 한 그릇은 온기를 더했습니다.  
 
BTN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