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중단’ 등을 외치며 소신공양한 문수스님의 열반 12주기를 맞았습니다. 중앙승가대 동문과 유가족은 생명의 존엄함을 일깨운 스님의 뜻을 기리며 추모했습니다. 이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수스님의 영단이 차려지고, 스님이 생전에 좋아하던 자장면도 발우에 담아 정성껏 올렸습니다.

중앙승가대 동문과 유가족들은 헌향·헌화하고, 오로지 수행에만 전념하며 그 누구보다 앞서 실천하는 수행자였던 스님을 그리워했습니다.

스님이 세상을 떠난 지 꼬박 12년이 되는 어제 서울 안암동 개운사 대웅전에서 추모 다례재가 봉행됐습니다.

성화스님 / 중앙승가대 17기 회장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죽어가는 강과 강에 깃든 생명을 살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보살의 원력으로 부처님 전에 바친 것입니다.)

문수스님은 지난 2010년 5월 31일,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강력 반대하며 소신공양했습니다.

‘4대강 공사를 즉각 중지·폐기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납 49세, 법랍 25년에 입적했습니다.

어느덧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동문과 유가족들은 스님의 모습과 가르침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했습니다. 

태원스님 / 도선사 주지
(당신의 뜻이 옳은 것이라면 굽히지 않았습니다. 스님께서 싫어했던 게 있습니다. 저희들에게 항상 했던 말, 중은 말이 많으면 안 돼, 자기가 살아온 모습으로 대중이 평가해야지 말로 설득하면 안 된다는 말씀을 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성행스님은 추모사에서 “스님의 소신공양은 뭇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크나큰 서원이 담긴 이 시대의 가장 고결하고 존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성행스님 / 중앙승가대학교 총동문회장 
(오늘 우리 모두는 문수스님의 간절한 발원인 만생명의 소중함과 이웃에 대한 자비심을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기며 더불어 사는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심으로 정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소신을 지키며 우리 곁을 떠난 문수스님.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스님의 가르침은 깊은 울림으로 남아있습니다.

BTN 뉴스 이석호입니다.
 

이석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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