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종교화에 따른 불교인구 감소, 특히 청년층 불자가 급감해 미래불교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BTN뉴스는 캠퍼스 포교 활성화를 위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활로를 모색하는 기획 시리즈 ‘캠퍼스포교, 이젠 바꾸자’를 준비했습니다. 첫 순서로, 종립대학의 불교입문 교육과정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윤호섭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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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조계종립 동국대에 입학한 신입생이라면 반드시 들어야 하는 교양수업 ‘불교와 인간’,

한 학기에만 30개에 달하는 강의가 개설되고, 대부분 동국대 불교대학이 펴낸 <불교입문>이 주교재입니다.

교재 이름만으로 보면 불교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북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면 45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불교의 철학과 사상 등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로 보기에는 부담스러운 내용이 많습니다.

입학 후 첫 수업을 경험한 학생들은 불교 초심자를 위한 입문서라기보다는 불교학 전공서적에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윤소연 / 동국대 경영학과 19학번
(실제로 불교를 처음 접하는 학우들은 (이 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전문용어도 많고, 최소한 불교학과 2학년 전공수업을 섭렵한 정도는 돼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학생들은 중관과 유식, 원융삼제 같은 불교 전문용어가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보리수가 나무인지도 모를 만큼 불교가 낯선데 정작 교재는 호기심을 일으키기보다 오히려 더 멀게 느껴지게 한다는 겁니다. 

학생들은 교양수업이 불교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게 먼저라는 점에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부처님 생애나 여러 그림과 도표로 이해를 돕는 책이 더 낫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민지 / 동국대 불교학부 20학번
(<도표로 읽는 불교입문>이라는 책이 있어요. 그 책을 읽었을 때 더 많이 도움이 됐거든요. 이런 교리적인 책보다는 그림 설명이 많이 나와 있고 초보자들도 이해하기 쉬운 책을 사용해서 교양수업을 하는 게 어떨까...)

학생들은 입학 후 접하는 첫 불교 교양수업에서 일반학생과 학인 스님들이 함께 수업을 들으며 같은 기준으로 학점을 받게 되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입장입니다.

불교 지식수준이 크게 다른데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교수가 수강생에게 A학점을 줄 수 있는 비율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일반학생들은 불교 교양과목의 경우, 스님들과 다른 학점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민지 / 동국대 불교학부 20학번
(교수님들이 설명하실 때 스님들도 같이 수업을 들으니까 스님들이 (내용을) 이해하면 그냥 넘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시험점수도 같이 채점하고...)

[스탠딩 in]
종립대학의 불교 교양수업은 스무 살 대학 새내기들이 접하는 첫 번째 부처님 말씀입니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시대에 맞는 교육을 원한다고 말하는데요,
세상이 변하고 대학생도 변했습니다. 
불교 교육도 변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동국대 서울캠퍼스에서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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