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밀려 닥친 한파가 매섭지만 전국 사찰에서는 동지를 맞아 팥죽 대중공양이 펼쳐졌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구의 봉은사는 일주일간 무려 1만 명분의 팥죽을 만들어 공양 올렸는데요, 팥죽 나눔 현장에 윤호섭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하얀 눈밭을 이룬 서울 봉은사 향적원 앞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살을 에는 한파에 모자와 목도리까지 총동원한 채 기다리는 건 바로 동짓날 특별히 맛볼 수 있는 팥죽.

대낮에도 계속된 영하의 날씨에 준비해둔 팥죽은 일찍부터 온기를 잃었지만 많은 대중을 위해 쏟은 봉은사의 정성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이현구 / 서울시 강동구
((팥죽 나눔이) 너무 감사하고 너무 고맙고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정성이 많이 들어간 거니까 감사한 뜻으로 맛있게 먹고, 공양했으면 좋겠어요.)

어제 동지를 맞아 봉은사가 대중공양을 위해 준비한 팥죽은 무려 1만 명분.

펄펄 끓는 솥에 팥물은 조금씩 죽의 모습을 찾아가고, 봉은사 신도들과 봉사자들은 작은 용기에 소분한 팥죽을 부지런히 나릅니다.

김동환 / 봉은사 종무원
(일주일 전에 팥 같은 거 갈고 다 하다보니까 일주일 준비하고, 어제부터 솥으로 끓여서 1박 2일 밤 꼬박 샜거든요. /몇 인분인가요?/ 1만 명분 하는 거라고...)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팥죽 대중공양에 앞서 열린 특별법회에 법사로 나서 동지를 맞이하는 불자들의 자세를 강조했습니다.

스님은 유마거사와 승만부인이 자신보다 중생을 먼저 구제하기 위해 대원력을 세운 것처럼 나보다는 이웃을 살피는 시간을 보내자고 당부했습니다.

원명스님 / 봉은사 주지
(보살이 깨끗하지 못한 국토에 태어나는 것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함이다. 오로지 중생의 번뇌를 없애기 위해 사바에 태어난다고 할 정도로...)

불자와 비불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이들에게 이타행을 펼친 봉은사의 동지는 세밑 한파에 얼어붙은 우리네 마음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