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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서 죽은 돼지 심장 살렸다”‥美 ‘죽음 정의’ 논쟁
사진=네이처 온라인 캡처

미국의 예일대 연구팀이 죽은 지 한 시간이 지난 돼지의 심장 등 주요 장기들을 되살리는 데 성공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연구에 대해 과학계에서는 ‘장기이식과 관련해 획기적 연구’라며 환영하고 있는 반면, 철학 및 윤리학계에선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철학적 윤리적 정의’를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4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 BBC, 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네나드 세스탄 교수 등 예일대 연구팀은 ‘죽은 돼지의 중요 장기들을 되살린 연구’의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을 이끈 세스탄 교수는 지난 2019년 죽은 지 네 시간이 지난 돼지에서 분리한 뇌의 일부 기능을 되살려 주목받은 신경과학자로 이번에는 뇌뿐 아니라 전신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입니다. 

2019년 당시 브레인엑스(BrainEX)라는 혈액 모방 특수용액을 공급해 일부 뇌세포 기능을 회복시켰던 연구팀은 이번에는 오르간엑스(OrganEX)라는 특수용액을 개발해 실험에 활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용액은 영양분, 항염증제, 세포사 예방제, 신경차단제, 인공 헤모글로빈과 돼지의 피를 섞어 만들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돼지의 심장이 멈춘 뒤 한 시간 후에 인공 심폐장치와 비슷한 장비를 활용해 죽은 돼지의 혈관에 오르간엑스를 투여하자 죽은 세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들은 돼지는 심장이 다시 뛰었을 뿐 아니라 간, 신장, 뇌 등 중요 기관의 세포가 다시 기능하기 시작했으며, 몸이 보통의 사체처럼 뻣뻣해지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그러나 돼지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촬영을 위해 요오드 조영제를 주사하자 이 돼지가 머리를 홱 움직여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면서도, 연구팀은 돼지의 머리가 움직인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뇌와는 무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돼지의 의식이 돌아 오지 않은 것을 확정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오르간엑스에 포함된 신경차단제가 뇌 신경 활성화를 막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세스탄 교수 등은 개별 뇌세포가 살아났음에도 뇌에서 전체적으로 조직적인 신경 활동의 징후는 없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예일대는 이번 연구의 성과로 인정되는 오르간엑스 용액과 관련된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세스탄 교수는 되살린 장기가 얼마나 제대로 기능하는지, 성공적으로 해당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뒤 이번 실험 결과가 손상된 심장이나 뇌를 복구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도 실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관련, 예일대 ‘생명윤리를 위한 학제간 연구센터’의 스티븐 라탐 소장은 “이번 연구의 목적이 사람의 장기이식 수술을 위한 장기를 오래 보전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지만, 연구 결과를 사람에 대한 적용하는 것은 아직 한참 남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실험의 과학적 의미와는 별도로 “생명과 죽음의 경계로 여겨졌던 기존의 정의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습니다. 

NYT와의 인터뷰에서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의 브렌던 페어런트 이식윤리정책연구국장은 “이번 결과는 죽음에 대한 의학적, 생물학적 정의에 수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습니다. 

법학자인 페어런트 교수는 "널리 받아들여지는 죽음의 의학적, 법적 정의에 따르면 이 돼지는 죽은 것"이라면서 "중요한 문제는 어떠한 점이 죽음과 삶의 정의를 바꿀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따라서 앞으로는 신경차단제를 쓰지 말고 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해 이 기술이 뇌졸중이나 익사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뇌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살펴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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