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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카리스마, 호텔경영을 말하다[불자세상_코모도호텔 이영숙 회장]

이영숙 회장은 사람을 두 번 놀라게 한다. 호텔의 회장이 여자라고 해서 한 번 놀라게 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장부를 예상하던 사람들에게 시골 고향집에 계시는 어머니 같은 온화하고 둥글둥글한 모습으로 또 한 번 놀라게 한다.
실제로 삼남매의 어머니라서 어머니 같이 보이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이영숙 회장. 직원들도 자신을 ‘촌스러운 엄마’ 쯤으로 편하게 보는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태어나서 대학 졸업까지 서울에서 살았어요. 부산은 남편의 사업 때문에 가게 된 거예요. 남편이 호텔을 경영하는데 생각같이 잘 되지 않았나 봐요. 경영학을 전공하는 친구에게 맡기려하니, 그 친구가 오히려 자신이 없으니 가족이 해보면 어떻겠냐며 저를 추천했대요. 그래서 부산으로 내려가게 되었답니다.”


△ 손주들에게 아침 인사를 '감사합니다'로 가르친다는 이영숙 회장. 무엇에 감사한지 생각하지는 않아도 습관적으로 감사한 마음을 심어주려 교육하고 있다고 한다. 행복이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 회장은 본인은 비교적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부산에 내려갈 때까지만 해도 호텔의 부채가 얼만지,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 못했다. 남편은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집에서 잘 하지 않았고 그녀도 굳이 알려고 들지 않았다고 한다.

가족이 경영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자신이 하겠다고 큰소리를 쳐 놨지만 막상 가려니 아이들의 교육도 걱정이 되고 하여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애들 걱정할 때가 아니라는 지인의 말에 더 이상 고민할 겨를도 없이 파란만장한 부산 살이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17층에 있는 직원 숙소를 썼어요. 매일 108배 기도를 하고, 관세음보살을 찾았죠.
그때는 경영이 처음이라서 두서없이 직원들의 일을 지적하고 간섭했죠. 회장이 계속 간섭을 하니까 직원들도 긴장을 하더라고요. 직원들도 매니저나 상사가 지적하는 것보다 주인이 지적을 하니 더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또한 좋은 아이디어를 내거나, 업무에 충실한 직원들에게 칭찬도 많이 했죠. 그러니 다들 열심히 일하게 되었고, 회사 부채도 슬슬 해결이 되어 갔습니다. 남편과 직원들 그리고 부처님의 가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었어요.”

여자가 호텔을 경영하다보니 생기는 에피소드도 많았다.

이영숙 회장은 약대를 나와 교편을 잡았다. 약대를 나와 교사가 되었다니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녀에게 교사는 어릴 적부터 꿈이자 동경이었다. 그 때에는 약대를 다녀도 교육학을 이수하면 교사 자격증이 나왔다.

내세울 수 있는 사회경험은 교사 뿐, 호텔의 ‘호’자도 모르는 여자가 경영을 한다고 하니 주위에 말들도 많았다. 그래서 이영숙 회장은 ‘총지배인’ 자격증을 취득했다. 여자로는 최초였다. 물론 경비 절감 차원에서의 이유도 있었다. 호텔을 경영하려면 자격증을 가진 총지배인이 필요한데, 회장이 그 자격증을 취득함으로 인해 인건비도 줄이고 주위의 걱정과 말들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사업을 하다보면 빈번하게 생기는 일이 은행 대출이다. 사업은 갚고 빌리고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 대출도 이 회장 혼자서는 할 수가 없었다. 여성 경영자를 상대해주지 않는 시대였다. 항상 남편과 함께 가야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그 만큼 사회적으로 여성 경영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코모도호텔은 한국의 미를 살린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86년, 유럽의 오페라 공연단이 호텔에 들어서면서 연신 원더풀!을 외칠 정도로 한국의 특징을 살리는데 신경을 썼다.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음식에서도 한국의 맛을 살리기 위해 장과 김치를 호텔에서 직접 담근다.

식자재의 신선도를 위해 남편의 고향인 영덕에서 농산물을 구입하고 한식의 기본이 되는 장을 담그기 위해 마을과 계약을 맺어 메주를 만든다. 예전에는 장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물을 통도사에서 길어올 정도로 음식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음식에는 돈을 절약하지 않는 것이 이영숙 회장의 경영 철칙이기도 하다.

이영숙 회장은 후배 여성 경영인들에게 어떤 일을 하던지 아내, 어머니로의 본분을 지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한다.

“사업하는 것도, 직장생활을 하는 것도 결국 보면 나의 가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일이잖아요. 여자는 가정의 주체예요. 본문을 잊어서는 안돼요.
물론, 사회생활 고단합니다. 저도 집에서만 있다가 나와 보니 남편의 수고를 알겠더라고요. 여자는 밖에서 사회생활을 해도 가정의 주체입니다. 몸이 힘들고 귀찮아도 가정에서는 항상 아내, 어머니의 자리를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글, 사진 = 이진경

이진경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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