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빛으로 다시 오소서”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평생을 수행정진과 전법교화에 헌신한 설악당 무산 대종사 영결식이 속초 신흥사에서 엄수됐습니다.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된 영결식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를 비롯해 원로의원 스님, 총무원장 설정스님 등 종단의 주요 스님들과 구본일 BTN불교TV 대표이사 등 평소 스님을 존경했던 재가불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스님의 생전 육성법문이 흘러나오자 마지막 무애도인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무산 대종사 육성 법문〉

종정 진제 대종사는 법어를 통해 "도의국사가 중국에서 해동으로 선법을 전하고 만해선사가 터를 닦은 설악산에 무산 대종사가 일거불출해 선의 도량을 세웠다"고 스님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SYNC> 진제 대종사/ 조계종 종정

(무산 대종사께서 남기신 팔십칠의 성상은 선과 교의 구분이 없고, 세간과 출세간에 걸림이 없던 이 시대의 선지식의 발자취였습니다.)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도 "특히 스님이 남긴 선시는 돈오뇌성이었다"며 "우리 문학사에 이렇게 큰 울림은 없었다"고 시인 오현스님으로 널리 알려진 무산 대종사를 회고했습니다.

<SYNC>세민스님/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구절마다 담긴 선지는 우리 가슴을 울리고 일언일구마다 아름다움을 풀어내는가 하면 때로는 우리 영혼을 후려치는 주장자이기도 하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뇌성 같았습니다.)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종단 현실과 세상살이가 힘들수록 더욱 대종사님의 지혜가 절실할 것"이라며 "사바세계를 떠나셨지만 변함없이 용기를 주실 것으로 믿고 정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SYNC>설정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스님께서는 파안대소로 법문을 대신하곤 했지만 어느 날은 매섭게 경책하셨습니다. "절집과 대장경에 법이 있지 않고 거리의 노숙자와 대장장이, 염장이들에게 법을 찾으라"했던 스님의 법문은 두고두고 수행자들의 지표가 될 것입니다.)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과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성우스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도 조사를 하며 무산 대종사의 가르침을 되새겼습니다.

특히 무산 대종사가 설립하고 동국대에 무상 기증한 만해마을이 있는 용대리 전 이장 정래옥씨도 조사에 참여해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SYNC>정래옥/ 전 용대리 이장

(신도들이 큰스님 쓰시라고 용돈을 드리는 것을 푼푼이 모아 아낌없이 용대리 주민들에게 베풀어 주시며 마을 발전에 물심양면 도와주신 덕분에 오늘날 우리 용대리가 우뚝 서게 됐습니다.)

무산 대종사 상좌인 득우스님이 조시를, 예술원 회원인 이근배 원로시인이 헌시를 하며 무산 대종사의 극락왕생을 발원했습니다.

각계 대표들이 영전에 헌화를 하는 가운데 ‘아득한 성자’ 무산 대종사는 “온 몸에 털이 나고 이마에 뿔이 돋는” 적멸에 들었습니다.

BTN뉴스 남동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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