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림자처럼 늘 함께하는 것이 바로 죽음인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잊어버리거나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해인사 승가대학 학인 스님들이 울산 정토마을 자재병원을 찾아 임종을 앞두고 있는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엄창현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

(현장음)
(이 방에 모셔서 가족들과 사별의 여정을 천천히 할 수 있도록 고통으로 발버둥 칠 때에는 손을 잡아드리거나 염불을 해드리거나 기도를 해드립니다.)

해인사 승가대학 학인 스님들이 4년간의 기본교육을 마치면서 임상교육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지난 12일 울산 정토마을 자재병원을 찾았습니다.  

교수사 스님을 포함한 총 31명이 3주간 머물며 교육과 봉사로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더불어 하심을 경험했습니다. 

법장스님 / 해인사 승가대학 학감
(수행의 기틀이 되는 하심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누르고 더 낮은 자세에서 중생들과 함께 화합해서 살아갈 수 있는 모습을...) 

임상교육은 죽음에 대해 회향하는 의미로 지난 2018년 호스피스 병동 자원봉사 프로그램 즉 ‘탁실라 프로젝트’를 마련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보일스님 / 해인사 승가대학장 직무대행 
(세상을 향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회향하고 자신의 수행을 뒤돌아보고 점검하고 또는 성찰하는 그런 프로그램으로써...)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그림자처럼 늘 함께하는 죽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 순간 그 사실을 잊어버리거나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인 스님들은 임종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환자들의 마지막 길을 같이 하면서 그들의 삶의 의욕뿐만 아니라, 삶을 편안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의지처가 되고 있습니다. 

무착스님 / 해인사 승가대학 4학년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이 좋은 삶이 어떤 삶인가에 대한 것을, 어떤 게 진짜 좋은 건지, 어떤 게 진짜 날마다 좋은 건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효중스님 / 해인사 승가대학 4학년 
(그 모습을 모면서 제가 시간을 많이 헛되이 보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 하루하루가 매우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분한테는 이 하루가 정말 소중한 하루였는데...)  

이번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불교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학인 스님들이 자신의 재능과 현실의 접점을 찾아 세상으로 회향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합니다.

능행스님 / 정토마을 자재병원 이사장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워하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돌봄을 제공하면서 생명의 존엄함이라든가 죽음의 가치, 또 죽음의 존엄성에 대해서도 우리 스님들이 배워가고 있어서 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그런 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BTN 뉴스 엄창현입니다.

대구지사 엄창현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