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국유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으로 등재됐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함께 등재된 세 가지 판본 가운데 범어사 소장본은 가장 이른 시기의 판본이자 보존상태가 우수해 그 가치가 높습니다. 범어사성보박물관장 환응스님에게 등재 의미와 활용방안을 들어봤습니다. 최준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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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고려 일연스님이 저술한 ‘삼국유사’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함께 삼국시대 연구를 위한 필수 사료로 유명합니다.

‘삼국사기’가 역사적 기록에 충실한 반면, ‘삼국유사’는 고대신화와 설화, 기적, 불교, 생활상 등이 다양하게 담겨 있습니다.

한국의 ‘일리아드’라고 불릴 정도로 방대한 구비문학과 당대의 소문, 전설, 민담, 가요 등이 수록돼 국문학에서도 중요한 자료입니다.

지난달 범어사 소장본을 비롯한 삼국유사 판본 3종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목록에 등재됐습니다.

환응스님 / 범어사 성보박물관장(전화인터뷰)
(민중의 입장에서 민중의 정서와 삶을 반영한 이야기를 많이 기록했다. 그리고 또 고대신화를 비롯해 역사·문화·철학·종교 등 전 세계인이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한국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담고 있는 인류 역사의 보고라는 점에서...)

범어사 소장본은 조선 건국 2년 뒤인 1394년 목판을 찍어 만든 것으로 현존 인출본 중 가장 시기가 이르고, 판각상태도 뛰어나 그 가치가 높습니다.

또한 구결이 달려 있어 당시 한문 독음에 대한 연구에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교 사찰 중에는 유일하게 범어사가 삼국유사의 목판 인출본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환응스님 / 범어사 성보박물관장(전화인터뷰)
(다른 삼국유사 판본에서는 글자가 흐려지거나 시간이 오래돼서 글씨가 잘 안 보이는 그런 경우가 있는데 우린 판각상태가 뛰어나니까 범어사 삼국유사를 보고 대조해서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결장이 없어서 결장이 돼 있는 다른 판본의 오류를 다 잡을 수 있습니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지난해 신축 이전한 신관의 최적화된 보존 환경을 통해 판본의 우수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등재를 계기로 ‘삼국유사’에서 드러난 고대사회의 불교 역사·문화적 실체를 전문가와 함께 학술조사와 연구·진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등재 기념 특별전·교육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한국불교문화의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겠다고 전했습니다.

환응스님 / 범어사 성보박물관장(전화인터뷰)
(범어사와 삼국유사를 결합해서 범어사만의 특화된 컨텐츠를 계획·진행해 가지고 범어사가 주도가 돼서 한국불교문화의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삼국유사’ 범어사 소장본은 범어사 성보박물관에 상설 전시돼 있어 언제든 방문해 친견할 수 있습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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