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1년 동안 심혈을 기울인 ‘근대사회 발전에 기여한 불교인물 조명’ 사업이 회향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기여해 온 불교인들을 만나 볼 수 있는데요. 한성준, 고유섭 선생 등 일제암흑기에 등불을 밝혔던 불교인들을 정준호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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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나라를 빼앗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불교계에서 활동하며 주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일조한 선조들의 숨은 발자취를 살펴보는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어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나라 빼앗긴 일제암흑기 등불을 밝힌 불교인’ 세미나.

세미나에서 문화예술, 독립운동, 여성, 교육 4분야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왔던 불교인들을 살펴봤습니다. 

불교인권위원장 진관스님은 한국 전통의 승무가 근대무용으로 전승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한성준의 생애를 조명했습니다.

한성준이 수덕사에서 승무를 학습할 무렵 조선불교는 불교의 역할을 전혀 할 수 없었고, 일제강점기 서양의 무용을 가져와 교육하며 한국예술의 맥을 끊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관스님 / 불교인권위원장
(조선총독부에서 신무용을 선양하고 있는 시기에 경성방송 국악방송에 출연한 한성준의 연주 목록에는 염불, 타령, 굿거리, 시나위 등이 기록돼 있다고 합니다.)

최엽 전문위원도 일제강점기 최초의 미학․미술사 전공자 고유섭의 생애를 설명했습니다.

고유섭은 전국에 산재한 탑들을 시대별로 개괄하고 시대별 양식과 조형성을 도출하는 한편, 외국인들이 쓴 조선미술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각 분야의 미술사를 복원해 나가는 활동을 펼쳤습니다.

또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현실 속에서 선행연구가 없는데 방대한 연구 성과를 냈고, 조선미술사가 한국미술사에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했습니다.

최엽 /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당시 일제의 고적조사 사업과 세키노 다다시의 저술을 비롯한 연구들은 식민주의사관을 뿌리내리기 위한 역할을 했습니다. 고유섭의 저술활동은 10여 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연구논문이 약 150편, 그 외 많은 수의 답사기나 평론, 에세이 등의 글들이 전합니다.)

종단협 사무총장 도각스님은 많은 연구자들이 오늘의 세미나를 위해 오랫동안 연구를 이어와 준데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도각스님 /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지난 1년간 사업의 최종 마무리가 오늘 이 자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불교는 오랜 역사를 통해서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발전을 이끌어 가는데 여러 분야에 큰 힘이 돼 왔습니다.)

종단협이 준비한 세미나는 빼앗긴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후대에 전하기 위해 선조들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배우는 뜻 깊은 자리가 됐습니다. 

BTN 뉴스 정준호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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