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요와 판소리가 지역에 따라 다른 소리와 색깔을 지닌 것처럼 불교의례인 범패는 전수되는 범맥에 따라 소리와 작법이 다른데요, 불교음악학회와 조계종 불교음악원이 청련사의 범맥과 어산 상진스님의 범음을 분석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했습니다. 하경목 기잡니다.
------------------------------
〔리포트〕

사대문 비보사찰 중 하나였던 동교 청련사는 서교 백련사와 함께 경산제 불교의례의 중요한 사찰이었지만, 서교 범패에 비해 동교 범패의 연구는 전무했습니다. 

불교음악학회와 조계종 불교음악원이 지난 8일 태고종 양주 청련사에서 ‘경제 동교범패 왕십리 청련사 범맥과 어장 상진 범음성 세계’를 주제로 제4회 학술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양영진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는 봉원사 영산재 1대 보유자인 송암스님과 청련사 어장 상진스님의 선율을 비교한 결과 시김새와 실음, 속도 등에서 미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지만 큰 선율진행은 대동소이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제한된 시간 안에서 중요도에 따라 동일 악곡을 가변적으로 운용하는 상진스님의 숙련도와 정통한 범패 운용능력을 특징으로 꼽았습니다. 

양영진/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
((연행양상이)4가지 형태로 나타나서 상진스님께서 똑같은 헌좌게를 얼마나 다양하게 연행할 수 있는 숙련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용식 전남대 교수는 청련사 예수재와 안채비소리 연구를 통해 어장 상진스님의 범음성은 기본적으로 영남 범패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메나리토리는 경상도와 강원도의 음악어법이지만, 경제 안채비소리는 메나리토리 음조직으로 된 곡이 많다면서 청련사 예수재에서 연행된 안채비소리 중 행첩소도 메나리토리 음조직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용식/전남대학교 교수
(짓소리, 홑소리 외에도 안채비소리라든지 여러 가지 음악에 대해서 연구를 한다면 진짜 우리 범패의 뿌리, 원류를 찾지 않을까...)

청련사의 범음 법맥은 1910년 청련사로 출가했던 능해스님으로부터 덕봉, 청호, 춘담, 벽파, 백우스님을 거쳐 현재 상진스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진스님은 범음 범패는 화엄법계 자연의 소리라며 그간 예수재의 의례에 관한 연구에 이어 범음과 기악, 작법무 등 소리의 학문적 연구를 통해 전통문화 계승에 디딤돌을 놓길 기대했습니다.

상진스님/청련사 주지ㆍ어장
(음악이라는 것이 무위자연의 소리고, 특히 우리 범패는 계명이 없는 소리이기 때문에 더욱더 자연의 소리이지 않나...)

한명희 한국불교음악학회장은 물은 아래로 흐르지만 소리는 입체적인 세계로 퍼진다며 부처님의 자비심을 소리의 물결에 실어 천하를 가득 채우는 불음의 두타행이 되길 기원했습니다.

박범훈 불교음악원 원장은 동교 범맥과 청련사의 악가무를 조명하는 세미나가 경제 범패 연구의 저변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했습니다.

영산재와 수륙재에 이어 생전예수재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이날 학술대회는 한국불교의 예술성과 음악성,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한편 범음의 원류를 찾는 첫걸음이 되고 있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