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계사 앞마당에서 아이들과 스님들이 한바탕 신나는 전쟁을 벌였습니다. 한치 양보 없는 물폭탄 공세에 스님도 아이들도 물에 빠진 새앙쥐가 됐는데요, 어제 열린 조계사 여름불교학교 이야깁니다. 코로나로 멈췄던 물놀이 여름불교학교가 3년 만에 다시 열려 서울 한복판이 물줄기와 웃음소리에 뒤덮였다는 소식, 이은아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조계사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마당,
아이들이 외쳐대는 소리와 하늘을 가르며 쏟아지는 물줄기가 전쟁통을 방불케 합니다.

아이들의 쉴 틈 없는 공격으로 스님들이 코너에 몰렸습니다.

한눈에도 열세이지만 전세를 가다듬고 다시 아이들과 맞붙을 준비를 합니다.

몸을 지켜줄 방패는 오직 바가지 하나,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앞으로 나가며 공격을 해보지만 아이들의 맹공에 결국 몇 발짝도 못가 물러납니다.

조계사가 어제 ‘풀장이 있는 여름불교학교’를 3년 만에 다시 열었습니다, 

홍재스님/조계사 교육국장 
(코로나로 2~3년 쉬었거든요. 올해도 사실 조금 망설였는데 주지스님이 사회적 거리두기도 많이 완화됐으니 올해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다시 열자고 했는데 오늘 마침 날씨도 좋고...)

한 주 앞으로 다가온 여름방학이 더디게만 느껴지는 아이들에게 오랜만에 열린 물놀이 학교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절호의 기회입니다.

평소에는 합장으로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지만 오늘은 출·재가를 떠나, 물리쳐야 할 적군일 뿐입니다.

박준평․최우석/염미초(4학년)․세검정초(4학년)
(스님에게 사격해서 맞추는 게 제일 재밌어요. 물총으로 싸우는 거요. 혼나도 괜찮아요.)

김우리/창신초(5학년) 
(3년 만에 열려서 스님들도 보고 너무 기분이 좋아요.)

스님들도 오늘만큼은 가사 장삼을 벗어던지고 동심으로 돌아가 물놀이를 만끽합니다.

선봉스님/조계사 포교국장 
(재밌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어울려야 되거든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야 하고 그래서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절이 재밌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같이 놀고 있습니다.)

조계사 마당에 들어선 초대형 워터파크,

평소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아이들의 눈높이, 아이들의 생각으로는 불가능한 일도 아닌 일입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곳, 그래서 매일 가자고 조르는 사찰, 미래 불자 어린이 포교의 방법을 생각하게 합니다.
 
BTN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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