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행자의 감성으로 빚어낸 도자기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보령 세운사 주지 정운스님이 7년 만에 도예전을 선보이고 있는 건데요. 힐링과 치유의 공간으로 이석호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겨울잠에서 깨어난 두꺼비 가족들이 따사로운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투박하지만 귀여운 모습으로, 금방이라도 뛰어오를 듯합니다.

물고기들은 자유롭게 허공을 헤엄치고, 접시에는 화사한 꽃이 내려앉았습니다. 

연꽃이 진 자리에는 연밥이 남습니다.

다시 싹을 틔워내는 연밥은 세월이 흘러 새로운 인연을 맺는 우리내 인생과도 같습니다.

정운스님 / 보령 세원사 주지·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연밥 안에는 씨앗이 있어요. 그래서 작품에서도 표현하듯이 저 안에는 연씨는 머금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누군가 인연을 만나면 저 연씨가 다시 하얀 연꽃으로 피어날 수 있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지난 2015년 첫 전시 이후, 정운스님이 7년 만에 두 번째 도예전을 열고 있습니다.

앙증맞은 고무신과 코끼리, 바구니, 접시 등 스님의 손끝에서 탄생한 각양각색의 도예 작품 80여 점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부처님 법을 따라 수행을 하며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도자기에 담아낸 지 27년.

전법과 포교를 위해 도자기를 빚다 보니 수행은 예술이 됐습니다.
 
정운스님 / 보령 세원사 주지·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수행이라 하거나 또 절에서 앉아서 기도도 하는 좌선이나 염불만 한정하는데 저는 좀 더 폭넓게 시대적 감각에 맞춰서 그런 생각들을 연꽃에도 부여해보고 소쿠리에도 부여해보고 나비에도 한 번 부여해보고 이런 부처님의 팔만대장경에 그 말씀 말씀들을 다양한 색채로 옮기고 싶은 그런 생각입니다.)

수행자의 감성으로 빚어낸 다채로운 도자기 작품들은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힐링과 치유의 길로 안내합니다.

정운스님 / 보령 세원사 주지·조계종 중앙종회의원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이 되고 치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코로나 방역이 좀 느슨해지긴 했지만 한 번 집안에만 있지 말고 마스크 끼고 나오셔서 작품 하나하나와 마주하며 마음을 편안히 갖고 힐링하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정운스님의 '이야기가 있는 도예전'은 오는 11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BTN 뉴스 이석호입니다.

이석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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