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암당 고우 대종사 영정과 법구행렬이 영결식장을 나섭니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이생에서의 마지막 길입니다.

노제를 끝낸 운구 행렬 앞뒤로 형형색색의 만장이 펄럭입니다. 

사부대중 사이로  만장 길이 열리고, 한 없이 자비로운 미소를 짓던 스님의 법구가 상좌들 손으로 연화대에 옮겨집니다. 

탐, 진, 치 삼독을 태울 불이 거화봉에 붙습니다.

<현장음>

법납 60년, 세납 85세로 원적엔 든 은암당 고우대종사.

육신의 짐을 벗고 사바세계와 인연을 놓으며 도량과도 작별합니다. 

갑작스럽게 스승을 잃은 제자들의 얼굴엔 슬픔만이 가득하고,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어온 사부대중들도 한 줌 재로 변해가는 스님을 보며 연신 '극락왕생'을 발원합니다.

봉암사 신도
(큰스님 가시는데 좋은 곳에 극락왕생하시고요. 원생하시고 속환사바 하시어 많은 중생을, 이렇게 고통 받는 중생들을 그 고통에서 구제해주시길 발원합니다.)

한국불교 대표 선승인 고우 대종사 영결식과 다비식이 전국선원수좌회장으로 엄수됐습니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일오스님은 “선사께서는 불법의 근본종지가 중도임을 거양했다”며 “중도를 체득하는 실천이 바로 ‘선’임”을 강조했습니다. 

일오스님 /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아! 누가 있어 견성도생의 종지를 선양한 조계종문의 사표가 될 것이며, 누가 있어 암울한 말법시대에 정법의 선지식이 될 수 있겠는가.)

조계종 중앙신도회 주윤식 회장과, 국회 정각회장 이원욱 의원은 한국 불교계에 큰 스승이었다며 스님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주윤식 /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큰스님의 지혜가 메마른 대지에 꽃비 되어 내리듯 이 땅에 다시 왕림하시어 오늘 이 추도의 자리가 큰스님과 저희가 다시 만나는 장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이원욱 / 국회 정각회장
(국회 정각회장으로서 세상 모든 것이 인연의 화합이라는 큰스님의 말씀에 화답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사부대중과 더불어 합장으로 큰스님의 마지막을 배웅하고자 합니다.) 

문도 대표 중산스님은 “젊은 시절 걸망지고 탁마하셨던 은사 스님의 소중한 도반 스님들께서 스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잘 열어줘 은사 스님이 웃으면서 떠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중산스님 / 문도대표
(저희 은사스님 가는길 먼저 닦아 주시고 열어주셔서 저희 은사스님 웃으면서 떠나셨습니다. 한평생 청정하시고 진실하게 사신 그 뜻을 받들어서 수행자로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영원한 행복의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태백산으로 돌아간 하얀 눈썹의 선지식인 고우 대종사.

나와 너를 구분하지 않는 중도의 열린 마음으로 대중의 귀감이 됐던 고우 대종사의 가르침은 후학들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영결식은  BTN불교TV 유튜브로 생중계됐으며 3일 오후 4시, 4일 오후 3시, 5일 오후 2시 TV를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BTN 뉴스 엄창현입니다.
 

엄창현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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