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물 제758-2호 남명증도가 공인본에서 금속활자 인쇄 특징을 발견한 박상국 교수의 주장,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한 연구팀이 공인본을 고해상도 이미지 분석기법으로 살펴본 결과 목판이 아닌 금속활자 인쇄 특징을 다수 발견했다고 합니다. 기획보도 ‘남명증도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에 도전하다’ 두 번째 순서로 충북대 목재종이학과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정리했습니다. 윤호섭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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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문화재청은 2012년 남명증도가 공인본을 보물 제758-2호로 지정했습니다.

목판본으로 검증된 삼성본이 1984년에 먼저 보물로 지정된 데다 공인본이 삼성본의 후쇄본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글자 획에서 나뭇결과 획의 탈락이 보이고, 글자의 굵기 등을 비교했을 때 후쇄본으로 판단된다는 조사보고서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고해상도 디지털 이미지 분석 기법을 활용해 공인본을 살펴본 한 연구팀이 목판이 아닌 금속활자의 인쇄 특징이 드러난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최태호 충북대 목재종이학과 교수는 먹의 농담을 하나씩 제거하는 ‘스레스 홀드 기법’으로 <남명증도가> 공인본의 인쇄 등고선과 인쇄압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최태호 / 충북대 목재종이학과 교수(전화인터뷰)
((공인본은) 종이 자체의 질이 삼성본보다 많이 떨어져요. 가공을 하지 않은 종이에다가 찍었기 때문에 종이 바탕이 조금은 거칠다고 할까요. 삼성본에서 볼 수 있는 (목판 인쇄) 특징들이 (공인본에) 명확하게 나타나지는 않거든요.)

최태호 교수에 따르면 삼성본에서는 나뭇결과 나무의 갈라짐 같은 목판본 고유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공인본은 이 같은 흔적이 관찰되지 않았고, 쇳물찌꺼기 현상을 의미하는 너덜이 등이 다수 확인됐습니다.

또한 목판의 경우 인쇄를 거듭할수록 나무가 닳아 후쇄본의 글자는 점점 더 굵어져야 하는데, 공인본은 반대로 삼성본보다 가늘었습니다.

결국 공인본과 삼성본이 서로 다른 판본에 다른 인쇄기법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최태호 교수의 설명입니다.

최태호 / 충북대 목재종이학과 교수(전화인터뷰)
((공인본이) 삼성본의 번각본이라고 한다면 공인본 글씨가 더 굵어야 되겠죠. 전체적인 글자의 굵기를 봤을 때 삼성본이 공인본보다 굵기 때문에...)

BTN불교TV는 문화재위원회의 공인본 조사보고서가 어떻게 작성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취재 협조를 요청했지만 조사자들의 신상과 자세한 조사과정은 대외비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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