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과 면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면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강릉능가사 주지 법관스님의 작품집 <ZEN 2021> 소개해 드린 적 있는데요.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스님의 작품을 직접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정준호 기자가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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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 옷감 직물을 캔버스로 옮겨 담은 것 같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강릉 능가사 주지 법관스님의 작품집 <ZEN 2021> 출판기념전시회입니다.

색감으로 대비돼 있는 작품을 교차 전시해 각 작품은 캔버스라는 면 공간에 선으로 표현했고 여백은 점이 됐습니다. 

법관스님은 캔버스를 2차원 평면으로 바라보고 물감을 길게 그어내며 캔버스 전체를 선으로 덮었습니다.

미술사적으로 보면 1940~50년대 나타난 색면추상의 계보를 잇는 작품 활동으로 분류되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윤양호/미술평론가․전 원광대학교 교수 
(실제로 스님의 작품을 보게 되면 굉장히 편안함을 느낄 수가 있어요. 그런데 그 특징 중의 하나가 내 마음과 작품이 일체가 됐다는 겁니다. 내 마음과 대상이 하나라고 하는 것은 관객들도 이 작품을 봤을 때 본인의 마음을 보게 되는 그런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법관스님의 극도로 단순화시켜 그린 추상화는 미니멀아트의 기초가 되는 작품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윤양호 평론가는 선방에서 무소유를 체화하고 있는 스님들의 일상이 곧 미니멀아트와 궤를 같이 한다볼 수 있는데 법관스님의 작품에서 그것을 잘 읽어 낼 수 있다는 겁니다.

다른 작가들과 법관스님의 차별성으로 ‘비 대상성’으로 꼽고, 특정 대상 없이 선과 면으로 작가의 정신성을 드러낸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상을 추상화 해 재해석하는 작품들은 있지만 법관스님처럼 완전한 추상체의 작품을 구현하고 있다는 작품은 처음이라는 겁니다.

윤양호/미술평론가․전 원광대학교 교수 
(선적인 개념에서 보면 적적성성이라고 해서 고요한 가운데 깨어있음, 성성함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특히 스님이 주로 사용하시는 블루의 색채는 심리학적으로 우리가 설명을 많이 하는데 상당히 마음의 여유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법관스님은 이번 <ZEN 2021> 출판기념전에 이어 내년에는 학고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입니다.

또  출판기념전을 기점으로 지난 활동들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방식의 창작에 몰두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BTN 뉴스 정준호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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