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시대 한자와 훈민정음을 병기해 간경한 <능엄경언해>를 구조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완성됐습니다. 책자와 함께 전산화본도 만들어져 누구나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는데요. 언해불전의 현대어 번역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윤호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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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한국불교 근본경전의 하나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제자 아난다에게 보리심을 얻는 과정을 설한 <능엄경>.

우리나라에서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능엄경언해>가 간경되며 보다 자세한 풀이가 가능했지만 500여 년이 지난 지금, 과거 경전의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런데 한 불교계 단체의 노력으로 <능엄경언해>를 각 권과 과목, 내용과 요해, 한자말과 언해 번역을 비교할 수 있는 대조색인이 출간됐습니다.

운허기념사업회 산하 언해불전연구소가 전산화본과 책자로 <능엄경언해> 대조색인을 제작한 겁니다.

언해불전연구소는 어제 남양주 봉선사에서 이 같은 성과물을 공개하고, 일반에 공유했습니다.

오윤희 / 언해불전연구소장
((언해불전의) 이런 편집은 전 세계에 또 없습니다. 언해는 그냥 한자를 우리말로 번역한 게 아니라 아주 독창적인 방법, 전통적인 방법을 가지고 편집을 한 책이에요. 과목을 기준으로 대장경을 다시 편집해보고자...)

<능엄경언해> 대조색인은 500여 년 전 간행된 언해불전을 구조적으로 나눠 비교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경전을 분해해 한자와 언해 번역으로 구분했기 때문에 국어학자와 불교학자들이 함께 현대어로 풀어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겁니다.

또한 동국역경원 초대원장이자 한글경전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운허스님이 펴낸 <운허능엄경>과도 대조해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산화본을 통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과문구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남은 과제는 대조색인을 바탕으로 한 현대어 작업인데, 후학을 위해 오역이 없도록 만전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림 밀운 대종사 / 봉선사 회주·조계종 전 원로의장
((경전 번역으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볼 수 있는 게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근데 그 번역이 한번 잘못되면 고칠 길이 없어요. 이게 만약에 조금이라도 잘못 번역되면 그 오류는 엄청난 일을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고지원 사업이기도 한 언해불전 역해는 오래 전 모든 중생을 위해 창제된 훈민정음의 가치를 다시 알리는 마중물로 평가됩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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