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아파트 숲에 둘러싸일 위기에 처한 은평구 심택사, 76만 5천 볼트 초고압 송전탑 아래 위태롭게 놓인 경기도 광주 수도사, 아파트 재개발로 안전에 위협을 받고있는 무문 홍법사까지,

대규모 토지공사로 인한 사찰수행환경 파괴는 도시와 지방 가릴 것 없이 전국적으로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들 사찰은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설 파괴와 국가지정 문화재 훼손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사찰이 공사를 담당한 대기업의 횡포와 주무관처의 무관심에 맞서 싸우느라 정작 법회나 기도 등 정상적인 종교 활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INT-효탄스님/서울 심택사 주지
(수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아파트 재개발 공사 관계자들과 시비도 하기 때문에 너무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수행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먼저 각 사찰들은 해당 지역의 토지공사 계획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수집해두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더라도 지자체와 대기업이 손을 잡고 진행하는 대규모 공사를 개별 사찰의 힘으로 막는 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

때문에 불교 각 종단이 피해사례를 접수받아 법적자문을 비롯한 종단차원의 공동대응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INT-유정길/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전화인터뷰)
(사찰이 수행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개별사찰이 고립될 경우 스님들이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겪는데 각 종단에서 이 문제를 대응할 수 있는 기구가 있다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수행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올해 5월 수행환경 피해를 입은 각 종단 사찰들이 전국사찰수호연합회를 결성하고 부분별한 개발로 인한 수행환경 파괴와 문화재 훼손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INT-청호스님/전국사찰수호연합회장
(피해 사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앞으로도 많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관심과 도움을 부탁합니다.)

개발이익만을 생각하는 대기업과 환경개선이라는 명분아래 정부와 지자체가 밀어붙이는 대규모 토지공사에 멀쩡한 사찰이 폐사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지금,

수행환경 파괴를 예방하고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정보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임상재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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