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경허연구소의 주장과는 반대로 금강선원 선원장 혜거스님은 다른 의견을 내놨습니다. 1907년 처음으로 서울에 사진관이 생긴 한국사진의 역사를 미뤄볼 때  1905년 황해도 곡산군으로 거처를 옮긴 경허스님의 사진이 존재하기 힘들고 무엇보다 15년간 한암스님을 모신 대구 파계사 조실 도원스님의 증언을 바탕으로 경허연구소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계속해서 이동근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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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선원 선원장 혜거스님이 경허연구소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해당 사진은 기존에 알려진 대로 한암스님의 사진이 맞다고 BTN과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점은 최초의 사진관인 서울의 ‘천연당’이 생긴 1907년 이후로 이 시기에 이미 경허스님은 황해도 곡산군으로 거처를 옮겼기 때문에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혜거스님은 경허스님이 사진관에 가서 찍었다는 가정도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1895년 승려 도성해금령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스님들의 서울 4대문 출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int- 혜거스님 / 금강선원 원장
(또 찍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미군이 들고 다니는 사진기를 가지고 경허스님의 거처로 갔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군이 그곳을 갔을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혜거스님은 한암스님을 15년간 모셨던 대구 파계사 조실 도원스님의 증언을 강조했습니다.

혜거스님은 경허연구소의 기자회견 소식에 도원스님의 말씀을 토대로 확인한 결과 해당 사진이 한암스님이 확실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혜거스님은 당시 도원스님의 증언을 BTN에 공개했습니다.

sync- 도원스님 / 대구 파계사 조실
(한암스님이 맞아. 처음 오대산에 들어갔을 때 모습이야. 그때는 50살 정도였을 거야. (다른 사진을 보고) 조계종 초대 종정에 추대되고 60정도 됐을 거야. 10년 정도 흐른 뒤의 사진이야.)

무엇보다 혜거스님은 경허연구소의 주장에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전문연구기관에 의뢰해 촬영 연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대한 명확한 감정 없이 주장만 앞세워 혼란을 부르고
불교계를 대표하는 두 스님을 모시는 방법이 예의에 어긋났다며 큰 결례를 범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int- 혜거스님 / 금강선원 원장
(사진이 경허스님으로 판명되면 다 같이 경허스님으로 모시면 되고 한암스님으로 판명되면 경허연구소 측에서도 한암스님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어른들 모시는 마음이 이런 것이지, 시비를 가르는 듯 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이자 스승과 제자로 참된 관계를 맺었던 경허와 한암스님.

연구과정에서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될 수 있지만 근거 없는 주장으로 논란만 부른 이번 일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어른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모시는 바람직한 마음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합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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