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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출가행, 참사람 되야”백양사, 서옹스님 탄신100주년 참사람운동본부 발족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인간 스스로의 자각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구조적인 모순 또한 멀어 버린 그 눈을 다시 뜨지 않고서는 구제의 길이 없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 아래서 자각과 각타(覺他)의 종교인 불교가 수행할 사명은 실로 말할 수 없이 막중한 것입니다. 한국불교는 1,600년의 역사를 지닌 종교답게 일찍이 이 나라와 겨레에게 밝은 등불의 구실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교단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제 자신 할 말이 없습니다. 불조(佛祖) 앞에 그리고 일반대중 앞에 참괴의 염(念)을 금할 길 없습니다. 종교의 기능인 사회정화는 차치하고 자체정화도 못하여 내외의 빈축을 사고 있는 어제 오늘이 아닙니까. 다 같이 돌이켜보아야 할 절실한 과제입니다. 종교는 창조적인 활동을 통해서만 일반사회에 활기와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창조적인 활동이 곧 청정한 출가행입니다. 이와 같은 출가행을 거쳐서 우리는 어디에도 거리낌 없는 당당한 참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조계종 제5대 종정 서옹스님은 1974년 8월 종정취임식에서 한 법어의 일부다.

서옹스님은 현대 한국불교에서 한 획을 그은 성철스님과 더불어 ‘돈오돈수’의 쌍벽을 이뤘다고 평가된다. 더불어 동갑내기 도반이기도 하다.


조계종 제18교구본사 백양사(주지 진우스님)는 서옹스님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오는 23일 오후 1시 백양사에서 ‘서옹스님 탄신 100주년 참사람 결사법회’를 봉행하고 서옹스님이 제창한 ‘참사랑운동’을 다시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또 백양사는 ‘참사람운동본부’ 발대식을 갖고, 대사회적인 참사람 운동과 안으로 수행정진을 통한 사부대중의 참사람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진우스님은 “참사람 운동은 서옹 큰스님께서 늘 주창하시는 바와 같이 이 시대 최고의 정신운동으로서 물질문명의 한계성을 하루 속히 인식하고 개인의 행복과 인류의 진정한 화합 및 공생을 위해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무한한 능력을 개발하고, 나 자신의 구제는 물론 전 인류 중생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홍포하고 실천해 가는데 목적이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 스님은 “백양사가 최근 사건사고로 말미암아 침체일로를 걸었다. 후학들이 큰 스님의 정신을 받들지 못해 그런 일이 생겼다. 지금부터라도 후학들이 먼저 솔선수범해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나가자는 취지”라면서 “의지가 중요하다. 그 중심에 내(진우스님)가 의지를 확고히 가지고, 백양사를 중심으로 삼고 나아간다면 한국불교는 일어설 것이다. 이번 (참사람 결사)법회는 큰스님의 참사람 운동을 재선언하고 정신을 다져나가는 의미”라며 의지를 다졌다. 

서옹스님은 1912년 10월 10일 충남 논산군 연산면 송정리에서 태어났다. 1932년 백양사 만암스님 문하에 출가해 오대산 방한암 스님 회상에서 탄허 고암 월하스님과 함께 선수행을 지도받았다. 일평생 선 수행에 일로매진하며 향곡스님, 성철스님 등과 절타탁마하는 도반으로 한국선의 전통을 잇고 진흥을 위해 애쓰며 후학을 독려하던 대표적 선승이다.

또한 중앙불교전문학교(현 동국대학교 전신)를 졸업하고 일본유학을 거쳐 당대의 신학문과 불교학, 그리고 참선 등 선교(禪敎)와 내외전(內外典)을 두루 통달하고 선교일치의 큰 스승이다.

서옹대종사는 불교정화운동이 한창이던 1962년 호남의 본사 대흥사 주지를 맡아 왜색으로 오염된 한국불교의 청정수행가풍을 되살리는데 앞장섰으며, 1974년에는 조계종 5대 종정으로 추대되어 79년까지 종단 발전을 위해 진력했다.

종단이 필요로 할 때는 앞으로 나서고 물러나서는 수행납자의 본분을 잃지 않고 무문관, 동화사, 백양사, 봉암사 선원의 조실을 역임하고 수좌들의 참선수행을 지도했으며 1996년 고불총림이 백양사에 복원되자 초대 방장으로 취임해 입적하는 날까지 수행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서옹대종사는 일평생 임제선맥의 중흥을 발원하며, 임제선사가 설파하신 무위진인(無位眞人)을 ‘참사람’으로 해설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조사선 수행을 통해 참사람을 이루자고 역설했다.

서옹대종사는 ‘참사람’이야말로 인류와 문명의 위기, 전쟁과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길임을 밝히고 ‘참사람 결사(結社)󰡑를 제창하여 불자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며 세계평화와 중생제도의 원력을 폈다.

마지막 가시는 길조차 좌탈입망의 법력(法力)을 보이며 2003년 12월 13일 고불총림 백양사 선설당에서 세수 92, 법랍 72세를 일기로 열반에 들었다.


참사람 운동은 1996년 서옹스님이 고불총림 방장으로 취임하며 시작됐다. 1998년과 2000년 백양사에서 개최된 국제무차선회가 참사람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됐었다. 하지만 이후 참사람 운동은 제대로된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진우스님은 “서옹 큰스님의 유지를 그동안 받들지를 못했다. 열반하신지 9주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참사랑 운동본부를 중심으로 서울의 상도선원, 제주 원명선원, 해남 등 지부로 조직하고 집약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23일은 그런 활동의 출발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참사람 운동은 크게 대사회운동과 대내운동으로 구분된다. 대사회운동은 ▶빈민구제 ▶통일운동 ▶교육ㆍ연구사업 등을 펼치며, 대내운동은 ▶수행정진과 총림 외호 대중의 역할 등을 펼친다.

참사람 운동는 ▶정체된 현대불교를 새롭고 신선한 불교운동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참사람의 근본정신과 취지에 충실 ▶사무국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중ㆍ장기적인 발전을 도보 ▶참사람운동본부와 백양사는 둘이 아닌 하나로 대외적으로 사회 공헌사업과 연구기관 등에 중점을 두고, 내적으로 마음의 수행ㆍ수렴을 통한 자기혁신 또 총림의 외호대중으로서의 역할을 다함 ▶시민사회를 이해하고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참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충족시키고 성장하는데 필요한 일반시민교육 프로그램을 기획ㆍ운영 ▶서옹스님의 가치와 철학을 연구하고 교육을 통해 출ㆍ재가자 양성 ▶회원의 후원금 기부, 연구활동 등의 수익으로 운영하며 건강하고 안정적인 재정구조 구축 등을 기본방향으로 향후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백양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봉행될 이날 법회에는 종정 진제스님이 법어를 할 예정이며, 원로의원, 각 교구본사 주지, 중앙종회의원을 비롯해 사부대중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법회에 이어 이날 오후 2시 30분 부도전에서 서옹스님 부도 헌다례도 봉행될 예정이다.

한편, 백양사는 서옹스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오는 15일부터 31일까지 백양사 우화루에서 서옹스님의 사진, 유품 등 을 전시하는 ‘참사람의 향기’ 기념 전시회를 개최한다.

하경목 기자

하경목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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