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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불교정책 변화올까총무원, 전통문화인식개선 목표‥제안서엔 사업비 5,270여억원?

조계종 총무원이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각 후보 선거 캠프에 불교정책을 제안하는 제안서를 전달했다. 각 후보 선거 캠프가 조계종 총무원에 정책 제안서를 요청해 이같은 제안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대선과는 달리 “사회에 필요한 불교의 역할을 의제로 민족 전통문화 인식을 개선하는데 목표를 두고 8가지 의제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각 대선후보에 전달된 제안서는 기자들에게 설명한 정책제안과 함께 구체적인 사업비 산출 내역과 사업계획서가 첨부되어 있어 대선후보 캠프 측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지난해 템플스테이 예산삭감 이후 조계종은 ‘불교자주화’를 외치며 정치권과의 거리를 뒀다. 하지만 6개월만에 정치권과의 관계 정상화를 선언하더니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사업비만도 5천억원이 넘는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면서 조계종의 불교자주화 기조는 어디갔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담화문을 통해 “대정부 관계를 정상화하고 자성과 쇄신 결사에 집중하고자 한다”면서 정부여당과의 관계 정상화의 원칙으로 ‘자존’을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이 각 대선후보 캠프에 전달한 제안서는 250페이지 분량의 ‘제18대 대통령 선거 불교정책 제안 사업 계획서“다.

조계종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는 '불교정책기획단' 이름으로 작성한 '2007 불교정책자료집'을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지난 '2007 불교정책자료집'에서는 '국민정신건강 및 인성함양' '환경ㆍ생태 보호유지' '교육환경개선' '한국불교의 세계화' 등 사회 전반에 걸친 10대 정책과제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번 '정책제안서'에서는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예산안, 시행주체, 소유권까지 명시하고 있어 “불교계의 사회적 역할을 중심으로 방향을 잡고, 전통문화인식 개선을 전제로 제안서를 만들었다”는 총무원의 설명과 배치돼 다른 ‘정치적 거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조계종이 제안한 '불교정책'은 ▶전통사찰에 대한 종합적 정책 수립ㆍ시행 ▶정신문화와 전통문화 가치를 존중하는 정책 마련 ▶‘10.27법난’ 관련 법 개정과 불교계 명예회복 ▶다종교ㆍ다문화ㆍ사회적 약자 차별방지를 위한 법률 제정 ▶조계사 주변 문화관광지구 조성 ▶남북 화해협력과 통일을 위해 지속적인 남북불교교류 ▶저출산ㆍ고령화ㆍ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 마련 ▶생태보전, 생명평화를 중시하는 정책 시행 등 8가지 의제로 나눠져 있다.

조계종이 각 대선 후보 캠프에 전달한 이같은 '정책제안서'는 “전통사찰의 지원을 불교와 사찰에 대한 지원으로 오해하고 있다. 전통사찰의 지원은 국가 법령에 의한 지원이며, 수많은 사찰 중 980개 전통사찰의 지원이다. 국가가 보존과 지원의 의무는 당연한 것”이라는 총무원의 주장처럼 차기 정부의 바람직한 전통문화 정책 수립을 돕는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가톨릭은 일반적 사회의제로 15개 의제를 캠프에 전달하고, 기독교계는 양극화ㆍ경제민주화 등의 내용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는 불교계의 사회적 역할을 중심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총무원의 설명처럼 ▶전통사찰 보존 및 활용을 위한 기반구축 사업 ▶전통사찰 보존을 위한 국가 법령 제ㆍ개정 ▶소수자 보호를 위한 '(가칭)증오범죄법' 제정 ▶10.27법난 관련 법 개정 ▶북한 불교문화재 전수조사 ▶저출산ㆍ고령화 대응 사회복지센터 운영 등 불교계가 요구해 오던 전통문화정책이나 사회현안과 관련된 정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전체 250페이지 중 104페이지를 할애할 정도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전통사찰에 대한 종합적 정책 수립ㆍ시행’에 대한 제안서엔 전통사찰 사업비로 500억원에 달하는 사업계획서가 첨부되어 있다. 또, ▶국립공원 내 사찰 소유 토지 사용 및 기여도에 대한 보상 ▶조계사 주변 문화관광지구 조성 등 불교계 내부의 요구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애초에 설명한 ‘불교정책 제안서’의 순수성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총무원은 전통사찰 사업의 배경으로 ▶불교문화의 근간인 전통사찰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우해 전통사찰의 문화 원형 자료를 축적하고, 문화콘텐츠를 개발ㆍ활용하는 기반 마련 ▶전통사찰의 효율적인 보존 및 활용을 통해 전통사찰을 새로운 문화중심으로 발전시켜 새로운 가치 창출 ▶전통사찰을 통해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려 국가적 위상을 고취시키고, 세계문화의 풍요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건축유산 조사 60억 ▶유형문화유산(동산문화재) 조사 25억 ▶보존지 부동산 조사 42억 ▶무형문화유산 조사 30억 ▶기록유산 조사 15억 ▶관광정보 조사 10억 ▶전통사찰 관련 피해 사례 조사 22억원 ▶통계자료 구촉 39억 ▶활용을 위한 정책 연구 18억 ▶문화유산(비지정문화재) 보존 관리 사업 64억 등 전통문화유산 조사와 정책 연구 사업비로 책정되어 있다.

반면 ▶역사ㆍ문화유산ㆍ자연유산을 활용한 사찰특화 문화상품 개발 57억 ▶탐방프로그램 개발 11억 ▶순례길 개발 11억 ▶사찰림 활용한 명상치유 숲길 개발 11억 ▶전통문화, 유기농법, 친환경적 개발, 대체의학 등 교육문화시설 건립 23억 ▶학교폭력 예방 및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대안학교 운영 15억 ▶콘텐츠 사용 시범 사찰 선정 및 운영 13억 등은 전통문화 인식 개선을 위한 정책 사업 예산이라기에는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다.

더군다나 ▶고유 디자인 개발 2억 ▶안내판 디자인 개발 및 시범 사찰 운영 12억 ▶온라인 안내시스템 구축 7억  ▶홍보 및 안내 책자 발간 및 배포 3억 등은 전통문화 인식 개선이라기 보다는 총무원 문화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종단 서체 개발과 함께 사찰 안내표지판 통일 사업계획과 중복되기도 한다.

정책제안서도 “안내판이 통일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음에도 대안 마련 및 정책적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이로 인해 전통사찰에 대한 대중적 인지력이 부족”하다고 사업배경을 설명하면서도 “스님의 수행 및 주거 장소에 대한 별도의 안내판 개발”도 주요 사업 내용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러한 무리한 사업 계획이 오히려 불교계가 요구하고 있는 ‘전통문화 인식의 전환’에 장애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국립공원 내 사찰 소유 토지 사용 및 기여도에 대한 보상도 정책제안서에 담았다.

조계종 소유의 많은 토지들이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07년 이전에는 국립공원내 사찰 소유의 경내지로 국립공원 유지에 기여도를 인정해 국립공원 입장료 중 30%~10%를 사찰에 지급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공원 입장료를 폐지한 이후 사찰 경내지의 국립공원 기여도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총무원은 정책 제안서를 통해 “국립공원 내 전통사찰의 공공적 기여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실시하고, 국립공원과 사찰에 입장하는 국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야 한다”면서 “국립공원 내 사찰 토지 사용 및 기여도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총무원은 “국가가 국립공원 내 불교소유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땅만도 1억 800만평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가 1억800만평을 무상으로 쓰고 있는 반면 불교계는 사찰 내 국유지에 대한 장기 임대료를 무작정 지불하고 있다. 상호 상대 토지를 이용하면서도 국가는 무상으로 쓰고, 불교계만 사용료를 내고 있는 셈”이라며 ▶국립공원 내 전통사찰을 제외하거나 공공적 기여에 대한 합당한 보상 실시 ▶보상이 이뤄질 경우 문화재 관람료 폐지를 제안했다.

특히 조계사 주변을 문화관광지구 조성 사업은 ▶도심 내 종교공간, 녹지공간, 공공공간으로서의 대상지의 특성을 공간적, 기능적으로 이해하고 이와는 상이한 기능과 특성을 지니는 주변지역과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포괄적 계획을 제시하고 ▶조계사 및 주변지역에 대한 현지조사와 종합적 분석을 통한 문화공간이자 상징공간으로서 그리고 역사적 공간으로서의 공공기능을 더욱 극대회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다는 사업목적과 달리 사업의 진행방법은 국비와 시비 3,600억원의 사업비로 추진하면서도 토지와 건물 일체의 소유권을 종단에서 가진다는 사업계획서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결국 국비를 타 전통문화ㆍ역사문화 복원이란 미명으로 조계사 주변을 조계종 소유의 문화관광지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3단계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으로, 2018년에는 “1, 2단계 사업 이후 서울시 이미지 상승 및 전통문화 이해를 위한 광광요충지로서의 입지를 자리매김하는 하나 된 관광지구 조성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불교전통문화촌 지정은 불교무형문화유산 육성을 위한 사업이다. 불교 전통문화사업 종사자 및 자원 집적지를 '전통문화촌'으로 지정해 육성함으로써 관광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총 57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불교 전통문화사업 및 전수자의 자원 조사 및 전자관리체계 구축 등을 추진한다는 제안이다.

'호국불교' 의식고취를 위해선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의 호국성역화 사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계종은 "폐사된 북한산성의 중흥사지와 남한산성의 옥정사지를 복원하는 한편, 호국역사전시관을 건립해야 한다"며 총 사업비 263억 원을 책정했다.

금강산 4대사찰 보수 및 복원 사업은 “북한 문화유산의 보수, 복원은 남북 동질성 회복이라는 상징성과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표훈사 보수에 100억 ▶장안사ㆍ유점사 발굴 및 복원에 각각 120억 ▶내금강 불교유적 및 유물 복원에 100억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사업비를 국고 보고조금 형태로 할 것인지 자체 사업비를 산정했다는 것인지는 분명히 밝히고 있지 않다.

또, 불자 이주노동자를 위한 복지센터 설립을 위해 국고 73억을 민간경상보조 지원 형태로 지원하며, 사업시행 주체는 종교단체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조계종 총무원이 제출한 ‘불교정책 제안 사업계획서’에 첨부된 사업예산들이 모두 조계종이 요구하는 국가보조금은 아니다. 불교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필요한 사업예산을 제안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사업주체와 소유권을 총무원 문화부나 종단으로 국한하는가 하면, ‘불교 자주화’를 내세우던 기조와는 상반되는 사업계획서들이 포함되어 있어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계종의 정책제안서를 전달 받은 각 대선 후보 캠프들은 불교정책 제안의 수용 수위를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오는 6일 오후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하고 조계종의 정책제안에 대한 일정부분 답변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경목 기자

하경목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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