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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 더 필요한가? 지정 앞서 위상 재정립 필요종헌종법 정리·학인 수급도 과제

조계종의 교구본사들의 총림 지정 신청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종단쇄신위원회가 관련 총림법 개정을 위한 좌담회까지 개최하면서 총림에 대한 때아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총림이 종단 주요 선거 폐단의 대안으로만 여기면서 총림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그간 교구본사가 총림을 겸하면서 총림의 주지는 교구본사의 주지의 역할을 하면서도 관련 종법에 교구본사의 후보자 선출이나 임기 등은 적용받지 않도록 해 혼란이 야기됐었다. 총림을 단위 사찰로만 볼 것인지, 교구본사로 볼 것인지 정의의 차이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더불어 총림의 주지는 사찰의 주지인가 교구장인가. 총림 주지의 임기를 둘 것인가. 총림의 주지가 말사주지 인사권을 가지는 것이 옳은가. 총림의 임회와 교구종회의 관장사항의 차이는 무엇인가. 총림의 예ㆍ결산 회계와 교구본사의 예ㆍ결산 회계를 같이 해야하나 달리 해야하나 등 명확한 정의와 관계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총림은 사찰인가 교구본사인가

총림은 단위 사칠일까 교구본사일까. 종헌에 따르면 총림은 단위 사찰이다. 선원이나 강원과 같이 수행도량으로서 성격을 가진 하나의 말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종헌을 살펴보면, 교구본사는 제17장 교구의 제2절 본사에 관련 조항을 두고 있고, 총림은 제19장 수행의 제1절 총림에 관련 조항을 두고 있다.

본사는 총무원 산하에 두고(종헌제89조 1항) 총무원의 지휘명령을 받아 당해 교구의 종무를 장리하며 그 관할하에 있는 사찰을 지휘 감독하도록(종헌제89조 2항) 하고 있다. 본사는 말사의 지휘감독권을 가지고 임의로 지정을 신청할 수 없다. 


△종단쇄신위원회는 26일 '총림법 개선을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반면, 총림은 종합 수행도량(종헌 제102조)이며, 선원, 강원(승가대학), 율원과 염불원을 갖추면 지정을 신청할 수(종헌 제103조) 있다. 총림은 말사의 지휘감독권이 없으며, 임의로 요건만 갖추면 새로이 지정 신청을 할 수 있다. 말사도 요건을 갖추면 총림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모든 총림이 교구본사를 겸하고 있다. 영축총림(통도사), 해인총림(해인사), 조계총림(송광사), 덕숭총림(수덕사), 고불총림(백양사)이 그렇다. 제192회 정기 중앙종회에 총림 지정을 신청한 사찰도 역시 교구본사다.

이렇게 교구본사 주지가 총림의 주지를 겸하면서 혼란이 발생한다. 그러면서도 본사주지 선거 폐단의 해법을 총림에서 찾고 있다. 지난 4월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과 법주사 주지 현조스님의 주지 임명장 수여 자리에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본사의 총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과연 총림 지정이 선거의 폐단을 막는 해법인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방장의 권한 과연 막강한가

총림 방장의 권한은 막강하다. 방장은 선ㆍ교ㆍ율을 겸비한 승납 40년 이상으로 20안거 이상을 성만한 본분종사(총림법 제6조)로 한다. 조계종의 종정과 같이 살아있는 권위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권한은 종도의 존경과 경외를 받는 권한이 아닌 종법으로서 가지는 권한이다.

방장은 총림의 주지를 추천할 권한(종헌 제106조)을 가지며, 그러한 추천권을 사실상 종신으로 가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과연 그 권한이 막강한가. 문제는 바로 총림의 주지가 교구본사의 주지를 겸하기 때문이다.

방장은 총림을 대표하며 그 지도감독권을 갖는다(종헌 제104조). 사실상 주지인 셈이다. 그래서 방장의 추천으로 총무원장이 주지를 임명하는 것이다. 교구본사 주지가 말사주지를 추천하면 결격사유가 없는 한 총무원장이 임명하듯이 말이다. 그렇기에 총림의 주지는 종헌 제91조, 제92조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종헌 제106조 1항)고 해석할 수 있다.

종헌 제91조 1항은 “본사주지는 당해 관내종무를 통리하며 교구를 대표한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총림의 주지는 이 91조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종헌 제106조)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총림의 주지는 교구를 대표하지 않고 관내 종무를 통리하지 않는다면 방장이 교구본사를 대표하고 관내종무를 통리한다는 것인가.

하지만 방장은 총림의 주지와 수좌, 유나, 선원장, 율주, 당주(염불원장)를 추천하거나 위촉하는 권한 밖에 없다. 그럼에도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교구본사 주지와 같이 말사주지의 인사권을 가지는 주지를 추천할 권한 때문이다. 그것도 10년동안, 그리고 연임할 경우 20년이다. 대중의 뜻과 건강만 허락한다면 종신토록 가지는 권한이다. ‘막강한 방장의 권한’은 여기서 비롯된다. 따라서 방장의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종합수행도량의 주지가 말사주지 인사권을 가진다?

총림법 제2조에 “총림이라 함은 선원, 강원(승가대학 또는 승가대학원), 율원(율학승가대학원) 및 염불원을 갖추고 본분종사인 방장의 지도하에 대중이 여법하게 정진하는 종합수행도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총림은 교구를 관장하는 본사가 아니라 종합수행도량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총림의 주지에 대한 직무규정이 없다. 반면, 본사주지는 말사주지의 임면을 총무원장에게 품신하는(종헌 제93조)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총림의 주지는 교구장의 권한을 행사한다. 바로 총림을 교구본사와 동일시하고 총림의 주지를 교구본사의 주지(교구장)와 동일시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말사주지 인사권을 가진 교구본사주지 선출처럼 산중총회를 통한 대중공의를 모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방장에 의해 주지가 임명될 수 있는 구조이기에 주지 추천을 둘러싼 내홍은 잠재되어 있고, 또 간간히 발생되어 왔다.

총림의 회계는 본사의 회계와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사권은 총림의 주지와 교구본사주지(교구장)와 동일시해 행사한다. 그렇다고 총림의 주지와 교구본사주지를 따로 둘 것인가. 이것도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결국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총림의 예산은 임회서, 교구 예산은 교구종회서‥이중구조

총림의 임회와 교구본사의 교구종회의 관장사항은 상당부분 중복된다.

총림의 예ㆍ결산에 관한 사항과 총림회칙(청규)의 제ㆍ개정, 총림의 사업계획, 재산처분, 산중의 중요 불사와 행사에 관한 사항, 기타 총림의 운영에 관한 사항은 임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야(총림법 제16조) 한다.

교구종회의 관장사항은 ▶총무원장 선거인 선출 ▶중앙종회에 건의할 종법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 ▶중앙종회에 건의할 사항 ▶교구규칙의 제정 및 개폐에 관한 사항 ▶교구의 예결산에 관한 사항 ▶교구내 중요한 불사, 교육, 포교, 수행, 사회, 복지에 관한 사항 ▶본ㆍ말사에서 부의한 사항 ▶중앙종무기관에 건의할 사항 ▶중앙종무기관에서 시달한 사항 ▶기타 중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을 심의 의결(교구종회법 제11조) 하는 것이다.

이중 ▶예ㆍ결산 ▶총림회칙(교구규칙) 제ㆍ개정 ▶주요 불사 ▶기타 중요한 사항 등은 중복되면서도 한 사찰에서 각각 심의의결해야 하는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같은 사찰, 같은 살림이면서 총림과 교구본사가 종법을 달리하기 때문에 예ㆍ결산 회계는 따로 하고 있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역시 임회와 교구종회도 따로 구성해야 한다.

임회는 25인 이상 31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위원은 방장, 수좌, 주지, 유나, 선원장, 율주, 강주(학장, 승가대학원장), 당주(염불원장), 당해 교구의 재적승인 중앙종회의원, 주지가 추천한 종무원법상의 국장급 이상의 종무원 3인, 교구종회에서 추천한 교구의 승랍 25년 이상의 비구·비구니 11인 내지 15인으로 구성하도록(총림법 제14조) 하고 있다. 다만 임회 위원의 임기는 없다.

교구종회는 본사주지, 부주지, 본사 각 국장, 말사주지와 직선으로 선출된 10인의 의원으로 구성(교구종회법 제2조)토록 하고 있다. 임기는 4년이다.
 
총림인 본사의 임회와 교구종회의 역할의 중복도 풀어야할 문제다.

◆총림은 한번 지정되면 끝‥명확한 법적용도 필요

총림은 선원과 강원, 율원과 염불원을 갖추면 지정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각 원은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 법규가 미흡하다. 선원과 강원, 율원은 각각 관리감독 기관과 교육 규정이 있다. 하지만 염불원은 설치에 따른 법규가 없다.

명확한 규정이 없으니 총무원의 사전타당성 조사는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또, 총무원은 무엇에 쫓기는지 요건을 갖춰지지도 않은 총림을 “2년 내 설치”라는 조건을 달아 중앙종회에 지정 제청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번 총림으로 지정됐다하더라도 종법상 해제도 가능하다.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 중 2개 이상이 1년 이상 사실상 운영되지 않으면 총무원장은 총림 지정 해제를 중앙종회에 제청할 수 있다. 또, 방장의 부재 상태가 1년이상 계속되거나, 총림이 소재한 교구의 산중총회 결의로 총림 해제를 요청할 때, 기타 총림을 유지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 역시 총무원장이 총림지정 해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총림법 제4조)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같은 이유로 총림이 해제된 적은 없다. 비록 덕숭총림과 고불총림이 1년 이상 2개 이상 수행기관을 운영하고 있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영축총림과 해인총림, 조계총림은 염불원만 없다.

결국 조건부 총림 지정 제청은 앞으로도 4개 수행기관을 갖출 계획만 있다면 지정을 하고, 모두 운영하지 못하더라도 해지는 없다는 메시지만 주고 있는 것이다.

총림을 더 지정하느냐보다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이냐는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나오는 이유다.

◆총림, 더 필요한가‥근본적 논의도 필요

지난 25일 조계종 교육원은 ‘선ㆍ교ㆍ율 연찬을 위한 안거제도 공청회’를 개최했다. 기존 선원 중심 수행문화에서 탈피해 경전 연찬을 중심으로 하는 ‘삼장원’과 염불참법 위주의 ‘염불원’ 설립을 추진하고, 관련 법령 정비 등을 점검하기 위함 이었다.

교육원의 계획대로라면 총림은 교구본사뿐만 아니라 규모를 갖춘 말사도 얼마든지 총림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종단 출가자의 수와 염불원을 제외하더라도 선원, 강원, 율원의 학인 수가 그에 미치는지도 따져봐야 할 일이다. 또 현 교육제도가 전통 강원뿐 아니라 동국대학교와 중앙승가대학 등 흩어져있는 상황에 총림의 수만 늘린다고 수행풍토가 개선될 것이지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학인 수급뿐 아니라 지도할 수좌나 강주, 율주, 당주의 수급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이긴 마찬가지다.

총림 지정 바람이 종단쇄신이란 명분으로 정치적인 대안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총림다운 총림’으로 거듭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하경목 기자

하경목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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