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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출발‥방장도 불신임할 수 있어야 한다”총림법 좌담회, “총림 부족해서 더 지정하나”

동화사, 범어사, 쌍계사에 이어 26일 법주사가 총림 지정을 신청했다. 불국사와 화엄사, 월정사도 총림 지정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종단의 총림바람이 전 교구본사로 번지고 있다.

총림 방장의 권한에 대한 견제 필요성과 주지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불신임 조항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 총림의 임회 구성원의 당연직을 축소하고 선출직을 대폭 늘려 견제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종합수행도량’으로써의 사격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주지 선거의 폐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총림 지정을 서두르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일면서 “총림다운 총림이 되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논의 필요성도 지적됐다.

종단쇄신위원회(위원장 밀운스님)는 26일 오후 3시 총무원 2층 대회의실에서 ‘총림법 개선을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종단쇄신위원회는 26일 '총림법 개선을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종회의원 법안스님의 사회로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 종회의원 원학, 주경, 각우, 법진스님, 전국선원수좌회 강설, 선법, 능혜, 성두스님, 결사본부 사무총장 원명스님, 김형남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는 종단쇄신위원회 소위원회 제16차, 17차 등 두 차례에 걸쳐 <총림법>과 관련해 논의된 내용인 ▶총림 지정 및 해제, 운영 ▶주지 선출 ▶임회 역할과 기능 ▶방장 역할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하지만 논의가 진행될수록 ‘총림다운 총림’의 필요성과 ‘더 이상의 총림이 필요한가’는 근본적인 논의 부재가 대두됐다. 또, 총림 지정 실사와 지정 제청에서 면밀한 검토없이 종회에 상정하는 ‘책임 미루기’ 형태의 지정 제청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그러면서 내달 1일 개원할 제192회 정기 중앙종회에서 지정 신청에 대한 안건을 엄격하게 다룰 뜻을 내비쳐 이미 총무원이 지정 제청한 동화사, 범어사, 쌍계사의 총림 지정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방장 권한 막강‥견제 필요

총림의 방장은 임기 10년에 연임할 수 있다.(<총림법>제6조4항) 대중의 뜻과 건강만 허락한다면 사실상 종신인 셈이다. 또 그 권한이 총림의 주지를 추천하고, 수좌와 유나, 선원장, 당주(염불원장)을 추천, 위촉하는 권한을 갖는다. 때문에 자칫 한 사람의 독단으로 총림의 전횡의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

원학스님은 “지금 총무원장, 포교원장, 교육원장은 겸직 금지 조항이 있다. 그러나 방장은 (그런) 조항이 없다. 원로하면서 방장도 한다. 또 종정은 (임기가) 5년이다. 원로는 10년으로 단임이다. 방장은 10년에 연임하도록 되어 있다. 지금 같은 인사제도로는 10년 20년 지속되면 사찰에서 지속되던 문중의 화합정신이나 주지 능력이 고려될 수 없는, 방장 한 사람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서 “(방장 권한에 대한) 견제기능을 명시해야 한다. 방장도 임회나 산중총회를 통해 불신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겸직금지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원학스님은 방장과 총림 주지의 불신임권과 임회구성원 선출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원학스님은 “인사추천문제를 견제할 수 있는 불신임권이 있어야 한다. 방장이 잘못된 판단으로 사찰에 막대한 문제를 발생케 한다면 방장과 주지를 불신임해야 한다. 또, 임회 구성원 선정에서 지금처럼 주지와 방장의 의사가 반영된 25인 이상 31인 이하의 구성은 방장과 주지의 뜻에 동조하는 기능뿐이다. 임회 위원의 임기 보장과 (임회)구성원을 최소 50인선으로 늘려 당연직을 제외한 나머지를 무기명 투표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경스님도 “오랫동안 유지되어왔던 어른 스님을 모시고 산다는 것은 전제되어야한다”고 전제하면서 “교구본사주지도 불신임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백양사도 문제가 있었지만 임기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래서 제도를 보완하고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성두스님은 방장의 주지추천권은 유지하되 방장의 추대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두스님은 “방장의 주지추천권은 현행으로 유지해야 한다. 오히려 방장의 추대 방법의 강화가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진스님도 “방장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선출되는 것을 전제로 주지 추천은 거르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임회의 2/3이상 동의를 얻어 추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림 주지의 임기 명시 필요

현행 <종헌>제106조에는 “총림의 주지는 제91조, 제92조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방장의 추천으로 총무원장이 임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91조와 제92조는 교구본사 주지의 임명을 산중총회를 통한 추천과 임기 4년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종헌>제106조의 규정 때문에 방장의 주지 임명과 해임도 가능하다는 해석의 여지가 있어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지난 백양사 수산스님의 유시 파문이 여기서 비롯된 바 있다.
 
법진스님은 “(총림)주지 임명을 해 줬으면 약간의 허물 있더라도 극복하고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장의) 역할”이라며 총림주지의 임기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총림 지정 필요한가‥근본적 논의 필요

원학스님은 “방장의 권한문제는 총림이 가지고 있는 취지와 무관하게 흘러가서 문제다”면서 “총림은 종합수도장의 역할, 방장은 수도장의 선, 교, 율, 염불원 관리와 수행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과 권한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전혀 역할이 안된다. 오로지 방장이 할 수 있는 주지 추천권만 행사한다. 출발부터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총무원장 선거나 본사주지 선거의 폐해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총림을 확대한다”면서 “현 총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취지에 맞추지 않는다면 어렵다. 지정된 총림, 지정할 총림을 어떻게 지켜나갈까 고민해야 한다. 권한의 구체적인 논의보다 이 문제를 먼저 짚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선법스님은 “왜 총림을 지정하려는가. 총림 지정했을 때 총림과 본사의 차이가 뭔가. 정확히 해야 한다. 총림으로 지정된 곳은 여법하게 잘 하고 있나 점검도 해야 한다”면서 “주지 선거 폐단으로 총림을 지정한다고 하는데 방장의 폐단이 더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원명스님은 “현재 5개 총림으로 적합하냐. 부족해서 더 총림을 지정해야 하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총림다운 총림을 위해 지정 신청에 따른 심사 강화의 필요성과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총림에 대한 해제의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총무원 총무부 김영일 차장은 “종헌엔 총림은 일반 사찰로 보고 있지 않다. 총림은 종합수행도량으로서의 의미다. 종헌의 취지를 살릴 것인지, 현실적인 것을 따를 것인지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종헌 취지는 일반사찰과 다른 모습으로 규정하고 있다. 종법은 권한과 절차를 두고 있다. 그래서 총무부의 (총림 지정)심사에도 애매한 것이 있다. 누굴 방장으로 추대할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총림은 교구와 달리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종단쇄신위원회는 <총림법> 개정 의견을 수렴해 총무원장 발의 혹은 종회 의안 발의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중앙종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하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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