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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생명력, 계율 변화ㆍ수용에서 찾아야”자현스님, ‘교수아사리 세미나’서 강조

조계종 출범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미래 한국불교가 생명력을 갖고 사회에서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계율을 어떻게 시대에 맞게 수용하고 변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계종 교육원이 19일 ‘교수아사리 세미나’에서다.


△조계종 교육원이 19일 '이 시대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주제로 개최한 교수아사리 세미나 장면.

자현스님(교수아사리, 월정사 교무국장)은 발제문 ‘종단 출범 50주년과 한국불교 계율의식의 재고’에서 “계율은 단순히 제도를 넘어 승가정신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이런 점에서 계율의 붕괴는 한국불교 전통의 계승과 관련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계율의 시대적 한계를 말하기 전에 과거의 계율을 이 시대에 어떻게 수용하고 변화할 것인지 보다 진지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1920년대 ‘대처육식’(帶妻肉食) 허용 논란을 소개한 뒤 “한국불교는 조선조 숭유억불과 일제강점기 왜색불교로 계율기반이 붕괴됐다”고 진단하고 “1962년 조계종이 비구종단으로 출범했음에도 계율 인식은 부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승불교와의 문화적 충돌, 선수행 중심의 깨달음을 절대화하는 구조에 밀려 계율인식이 장기적으로 표류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당시 계율에 대한 인식부재의 한 단면으로 1973년, 지금은 원로가 된 스님들이 태국 스님 12명을 초청해 통도사에서 계를 받았던 일화를 들었다. 또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의 경우, 서울캠퍼스에서는 재가자가 계율을 담당하고 있고 경주캠퍼스는 담당교수가 없다. 스님 전문 교육기관인 중앙승가대 역시도 계율 담당 교수가 없다.

자현스님은 “현대는 윤리가 힘을 갖는 도덕력의 시대”라며 “특히 종교인과 같은 경우 개인적 깨달음이 중요할 수도 있으나, 사회적으로는 윤리가 생명이 된다는 점에서 계율가치의 재정립이 시급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대에 맞는 계율의 변화의 예로 198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단일계단을 들었다. 전통 율장에 따르면 단일계단은 성립될 수 없지만, 소속집단 내 하랍과 좌차의 문제 등을 해결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율의 수정이라기보다는 사회관을 반영한 발전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또 조계종이 최근 우려하고 있는 출가자 감소문제에 대해서도 “더 중요한 것은 질적인 부분”이라며 “편안하고 느슨한 조직보다는 뚜렷한 목적의 엄격한 조직이 이탈율이 적다. 출가자 감소도 문제지만 이미 출가한 사람들이 속퇴하는 비율도 높다. 근본적인 해소법으로 가장 좋은 것이 율의 정비를 통한 교단 청정화”라고 일갈했다.

이밖에도 ‘이 시대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혜명스님이 ‘대승불교의 이타행’, 월호스님이 ‘선불교의 눈으로 본 오늘의 한국불교-선문단련설을 중심으로’, 각묵스님이 ‘초기불교의 눈으로 본 통합종단 50년 소고’, 금강스님이 ‘불교의 사회참여와 조계종단 50년’을 각각 발표했다. 적멸ㆍ명법ㆍ영석ㆍ정도ㆍ정운ㆍ희철ㆍ일중ㆍ법상ㆍ벽공ㆍ지관스님 등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했다.

교수아사리는 승가교육 발전을 위해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는 스님으로, 현재 한문불전ㆍ초기불교ㆍ대승불교ㆍ선불교ㆍ계율과 불교윤리ㆍ응용불교 등 6개 분야에 총 24명이 위촉돼있다.

최동진 기자

최동진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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