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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이어 범어사·법주사도 총림 추진 박차이름만 염불원ㆍ방장 주지추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조계종 제9교구본사 동화사(주지 성문스님)가 지난 9일 교구종회를 통해 팔공총림 추진을 만장일치로 결의한데 이어 범어사와 법주사도 총림 지정을 서두르고 있다.

제14교구본사 범어사(주지 수불스님)는 지난 8일 ‘총림준비실무연구위원회(위원장 영환스님)’를 구성해 범어사 총림 추진에 대한 대중들의 의견수렴에 나섰다.
 


△범어사 전경.                                                                                   사진=범어사 홈페이지

총림준비실무위는 오는 15일 운영위원회와 교구종회를 열어 총림 지정에 대한 의견을 모아 총림 추진 준비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총림화 의견이 모아지면 현재 ‘총림실무준비연구위원회’를 ‘총림추진위원회’로 개편할 예정이다.

‘총림준비실무연구위원회’는 지난 8일 ‘범어사 총림추진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구합니다’는 소책자를 만들어 말사에 배포해 회람하도록 했다.

수불스님은 대중들에게 배포한 소책자를 통해 “범어도량이 본래의 위상을 정립하고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불자의 사명을 완수하고자 총림불사의 큰 서원을 세운다”면서 “(총림 지정을 통해) 범어문도는 화합하고 범어사를 종합수행도량으로 장엄함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상에 널리 홍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불스님은 총림 지정 추진을 위해 승가대학과 선원, 율원, 염불원을 정비하고, ‘재가원’을 추가해 이(理)와 사(事)가 두루 구족한 수행도량 면모를 갖추겠다는 방침도 밝히고 있다. 또, 총림 명칭을 ‘범어총림’과 ‘금정총림’ 안을 기본으로 더 좋은 명칭이 있는지 대중들의 의견을 물었다.

앞서 동화사는 교구종회를 통해 총림추진을 결의했다. 현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동화사는 종단 내 본사로는 네 번째 사세를 갖추고 있다. 동화사 내 금당선원을 비롯해 9곳의 선원과 동화사 운문사 강원, 파계사 운문사 율원, 한문불전연구원 등 8곳의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동화사와 범어사가 총림으로 지정될 경우 현재 경남 두 곳(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전남 두 곳(순천 송광사, 장성 백양사, 충남 한 곳(예산 수덕사)과 지역의 균형도 이룰 것으로 보여진다. 또, 한국불교에서 불자들의 힘이 가장 큰 지역인 부산과 경상권 불교의 위상이 총림 지정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화사와 범어사는 오는 11월 정기 중앙종회에 총림지정제청을 요청할 예정이다.

법주사 역시 총림 지정을 서두르고 있다. 법주사는 금오문도 운영위원회와 교구종회를 차례로 열러 대중공의를 모으고 11월 정기 중앙종회에서 총림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주사 주지 현조스님은 “조만간 금오문도 운영위원회를 열어 어른 스님들과 운영위원 스님들의 뜻을 묻고 결의가 된다면 11월 중앙종회 전 교구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면서도 “11월 종회에서 총림으로 지정되길 바라지만 어른 스님과 교구종회의 결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고 말했다.

◆5대 총림도 이름만 염불원‥운영은 한 곳도 없어

총림은 조계종의 종합 수행도량으로(<종헌> 제102조) 선원과 강원(승가대학), 율원 및 염불원을 두도록(<종헌> 제103조) 하고 있다.

총림의 지정은 지정받고자하는 사찰이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의 요건을 갖추고 총무원장에게 지정을 신청하면, 총무원은 사전타당성 조사를 거쳐 중앙종회에 제청, 중앙종회에서 지정(<총림법> 제3조)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총림을 구성하는 선원, 강원(승가대학 또는 승가대학원), 율원(율학승가대학원) 및 염불원 중의 2개 이상이 사실상 운영되지 않아 1년 이상 경과하였을 때에는 총림지정을 해제토록(<총림법> 제4조)하고 있다.

현재 5대 총림 중 염불원을 운영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총림지정을 위한 요건으로 형식적인 염불원만 있을 뿐이다.

해인총림은 1946년 가야총림으로 지정됐다 1967년 해인총림으로 재지정됐다. 해인총림은 공식적으로 염불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영축총림은 1972년 총림으로 지정됐으며, 백련암을 염불원으로 지정했지만 실제로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

조계총림은 1969년 총림으로 지정됐으며, 덕숭총림과 고불총림은 각각 1984년, 1996년 총림으로 지정됐다. 이들 총림도 역시 염불원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한 총림 관계자는 “염불원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각 전각에서 예불하는 것이 염불원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해인승가대학 교수사 종묵스님은 <총림의 진단, 나아갈 방향>이란 논문을 통해 “총림구상에 있어 염불삼매를 목적으로 수행자들이 수행, 수희중생하는 공간으로 염불원 설치의 의미는 크다”면서 “염불수행과 그에 대한 제반 연구가 부실한 것과 그 역할을 담당하는 염불원의 부재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묵스님은 “단순히 재받이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염불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염불삼매를 수행하는 염불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어사 총림준비위는 “염불원은 특정 암자를 염불원으로 지정하고, 만일염불회를 조직해서 정진 및 운영을 활성화해 대중의 정진과 포교에 큰 축을 담당하게 할 것”이라며 계획서를 통해 밝히고 있다.

또, 선원과 강원, 율원은 총무원의 관리감독, 혹은 현황 파악이 이뤄지고 있다. 선원의 방함록은 총무원 총무부에서 파악하고 있다. 강원과 율원은 교육원에서 현황을 파악하고 관리감독이 이뤄진다. 하지만 염불원은 중앙 관리감독 주무부서가 없다. 총무원도 교육원도 누가 담당을 해야하는지 모르고 있다.

종법 역시 선원은 <선원법>, 강원은 <교육법>, 율원은 <율원령> 등으로 설립, 운영, 교육 등에 관한 조항을 두고 있다. 하지만 염불원은 없다. 어디에 어떻게 설립을 하고, 어떻게 운영하며, 어떤 내용으로 교육과 수행을 하는지 아무른 법령이 없다. 다만 <종헌>과 <총림법>에 “염불원을 둔다”는 규정만 있을 뿐이다.

◆방장의 주지추천 놓고 갈등 우려도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과 법주사 주지 현조스님이 주지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총림 추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요청하기도 했고, 당시 기획실장 정만스님 역시 범어사 총림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교구본사 주지 선출을 둘러싼 여러 잡음들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본사의 총림화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통도사와 백양사에서 보여지 듯 자칫 방장의 전횡과 이를 둘러싼 일부 기득권층의 독식이 또다른 갈등을 불어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동화사 주지 성문스님은 “총림 추진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을 알지만 교구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종단의 한 관계자는 “총림의 지정은 찬성하지만 방장의 주지 추천권 등은 일부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종헌> 제106조 1항에는 “총림의 주지는 제91조, 제92조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방장의 추천으로 총무원장이 임명한다. 총무원장은 종법에서 정하는 결격사유가 없는 한 즉시 임명하여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으론 현재의 교구본사와 총림은 그 운영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 다만 모든 교육기관과 수행기관을 한 도량에 둠으로 종합 수행도량으로의 위상을 갖춘다는 것이다. 또 <산중총회법>개정으로 본사주지의 선거를 지양하고 있어 이들 본사의 총림지정 추진이 또 다른 의도를 해석되기도 한다.

총림은 종헌과 종법에서 규정하고 있듯이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을 제대로 운영하고, 어떠한 정치적 의도나 이해관계를 떠나 종합 수행도량으로 거듭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하경목 기자

하경목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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