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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가수 김국환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거지, 그런거지~“


'타타타' 노래 한 곡에 우리네 인생사가 들어있다.

가사의 뜻도 제대로 알 수 없는 어린 마음에도 가사가 좋아서 흥얼흥얼 거렸던 적이 있다. 이해는 할 수 없었지만 이 노래를 부르면 왠지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좋은 노래는 언제가 되던 빛을 본다는 김국환의 말처럼 이 노래는 발표된 지 2년이 훌쩍 넘어 그 빛을 발하게 되었다.


△ BTN불교TV '전무송의 나의 삶 나의 불교'에 출연하여 가수 생활을 되돌아보고 불교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타타타’를 낸 이후에 별 반응이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빵 터졌어요. 당시 MBC 인기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김혜자가 노래를 듣는 장면에서 딱 세 마디 나왔는데 그게 터진 거죠. 세 마디 밖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노래의 전체적인 메시지도 그렇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아요.”

김국환의 원래의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 혹은 형사였다. 그런데 서울까지 올라와 치룬 대학교 시험에 떨어져 버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는 선배들과 ‘음악감상실’에서 노래를 불러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500원씩을 주는 놀이를 했다. 총 상금은 2천원, 모두 김국환의 차지가 됐다.

“제가 고향이 대천 해수욕장이 있는 보령이거든요. 노래 불러서 상금 2천원을 타고 나니 서울사람 별거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2천원으로 돈가스도 먹고 당구도 실컷 치고서 집에 왔는데도 돈이 남더라고요. 그 때부터 가수의 꿈이 생긴 것 같아요.

사실 뭐, 나 같은 놈이 가수가 되겠느냐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 때 DJ 이종환 선생님을 만났지요. 그러면서 ‘애플 레코드사’를 알게 되어 거기에서 청소도 하고, 사장들하고도 같이 자고, LP앨범 케이스에 넣는 작업도 하고, 그러면서부터 가수의 꿈을 현실적으로 꾸게 되었죠.“

애플레코드사에 들어가면서 그와 김희갑 작곡가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김희갑은 김국환의 대표곡 ‘타타타’를 작곡한 작곡가이자 이번에 새롭게 발매한 앨범의 곡까지 20년 넘는 세월을 김국환과 함께 해 온 스승이다.

“명동의 ‘멕시코살롱’에서 노래를 하는데, 긴장해서 목이 다 쉬었는데도 선생님이 본인과 같이 일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저는 완전 시골 촌놈에 빡빡이 머리 였거든요. 한 달 정도 지난 후에 업소 사장님이 ‘국환이 외모가 너무 촌스러우니 그만 합니다’ 했는데 선생님이 그러셨대요. ‘아니, 돼지 인물보고 잡아먹어?’ 그래서 계속 노래할 수 있었죠. 음악생활이 너무 행복했어요.”

당시의 월급은 은행의 부장급 정도였다. 돈을 받으면서 노래하는 것이 너무 행복했고 나름 장안에서 알아주는 가수였지만 시련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시작되었다. 하남석, 조용필이 불러 화제가 되었던 노래 ‘꽃순이를 아시나요.’가 그 시작이었다.

“동양라디오 PD들의 추천으로 ‘꽃순이를 아시나요’라는 노래로 TV방송을 하게 되었어요. 하루는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 여중생들이 ‘아저씨, 한 번 웃어봐요.’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웃었더니 ‘맞잖아, 뽀드랑니!’하더라고요. 그 때는 이가 엉망이었거든요. 지금이야 용됐죠.

다방에 가서 TV를 보는데 내가 봐도 내가 정말 너무 못생겼더라고. 그 뒤로는 TV에 나가기가 싫었어요. TV에 나가서 노래를 하려고 하면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긴장해서 노래가 나오지를 않았어요. 그 후로 한 15년간을 얼굴 없는 가수로 지냈죠. TV 해 보겠다고 김희갑 선생님을 배신하고 악단을 나온 그 때부터 행복 끝 고생시작이었어요.“

김희갑 작곡가와는 스승과 제자를 떠나 가족 같은 관계다. 술도 많이 마시고,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맞기도 했다. 어떤 때는 스승이라기 보단 작은 아버지 같아 애교도 떨고 싶지만 아직도 스승 앞에서 노래를 할 때면 긴장이 된다.

“선생님도 많이 늙었어요. 이번 신곡도 역시 선생님의 곡인데, 신곡 하면서는 선생님이 너무 행복해 하셨어요. ‘네가 나이가 꽤 됐는데 20대 때 목소리가 나온다.’ 며 좋아하시더라고요.

이제 찬불가를 좀 해보고 싶어요. 선생님에게 불교에 대한 노래를 좀 부탁해야겠어요. 죽기 전에 그런 것이라도 해야 보람된 인생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타타타’ 히트 이후 캐나다 토론토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아주머니께서 CD를 들고 왔길래 사인을 해 줬더니 그 앨범의 노래 중 ‘보라빗 여인’이 꼭 자기를 두고 한 이야기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딸에게 엄마가 죽으면 묘에다가 그 CD를 넣어달라고 했대요.

정말이지 별로 배우지도 못한 내가 이런 분들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너무 감개무량합니다. 이런 분들 때문에 더욱 더 자세를 낮추고 살아가게 되요."

글 = 이진경

BTN 이진경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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