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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을 만나다(2)


영화 ‘활’을 계기로 김한민 감독은 우리 역사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차기작 역시 우리 민족 특유의 시대정신이 살아있는 영화로 현재, 작업 중에 있다. 제목은 ‘충신’.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져 있는 사도세자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역사적인 관점을 관통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물론 재미있게 만들어야죠. 사극은 의상과 소품도 역사적인 고증을 통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해요. 워낙 사극 드라마가 많다보니 관객들의 눈도 많이 높아졌고요. 사실 사극이 흥행한 경우는 드물어요. ‘왕의 남자’ 정도? 그 다음 ‘활’이 된 거죠.”

김감독은 사람들이 사극이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사극 쪽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물보다 짜임새가 있고 작업을 하는 편한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잘못하다가는 ‘사극만 하게 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극의 매력에 대해 극찬한다.


△ '쥬신타'역을 맡은 영화배우 류승용. 쥬신타 무리의 배우들도 대부분 영화를 위해 말을 처음 탔다고 한다. 역시 배우는 배우다.
“사극은 배우들도 참 재미있어 해요. 박해일씨도 사극이 처음이라서 제주도 관광용 빼고는 말을 처음 타봤다고 해요. 배우들은 정말 속성으로 잘 배워요.
 
쥬신타 장수 무리도 거의 다 말을 처음 타는 거였어요. 활 쏘는 것도 3개월 만에 다 속성으로 배운 거예요. 그래서 배우는 배우인가보다 싶어요.”

사극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동물, 말과의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말과 함께 있으면 저절로 동물사랑을 하게 됩니다. 말이 사람하고 똑같이 개성들이 달라요. 타는 사람과의 궁합도 중요하고요. 그래서 배우들은 자기가 타는 말에 대해 민감해요.

말도 사람이랑 똑같이 성격이 안 좋은 말도 있어서 배우들도 그 말은 서로 기피하죠. ‘저 말 뒷발질 한다.’ 이러면 다 안 타려고 해요. 하하하.

말은 사람하고 친할 수 밖에 없는 동물인 것이... 해가 지면 말이 들어가자고 사람 등을 떠밀어요. 저는 그럼 ‘아, 더 찍어야 하는데...’하죠. 하하하“

현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하는 것은 현장 편집이다.
현장에서 찍어놓은 내용을 보면서 어떤 장면을 더 보충할 것인가, 다시 찍을 것인가에 대해 의논을 한다. 예전이야 필름 아까워 많이 찍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장비의 디지털화로 그런 걱정은 없어졌다고 한다. 필름이 어찌 잘 나왔을까 기대하고 설레는 과정이 없어져서 서운하지 않냐고 물어보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친다. 필름 하나하나가 돈이었던 과거에 비해 그런 부담이 없어졌으니 감독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단편이라도 영화를 많이 찍어보면서 나만의 세계를 펼치는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돈이 없다보니 국가에서 단편영화 제작 지원도 받고, 아는 형님이 하는 영화사에서 코닥, 후지 가리지 않고 필름도 주워오고 ‘이건 정말 꼭 해야 하는 영화다.’며 후배들을 꼬셔 영화를 찍곤 했었어요.”


△배우들 뿐만 아니라 김감독 또한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활을 배웠다. 만주어 뿐만 아니라 영화에 나오는 의상, 소품 또한 역사적인 고증을 거쳤다.  
이번 영화는 사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도 전북 선운사 도솔암의 스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산에서 찍는 신이 많다보니 사시(아침 9시부터 11시 사이)에 이동할 때는 염불을 들으면서 이동할 정도. 물론 김감독 본인 또한 불자이기도 하다.

“저희 부모님은 성당에 다니세요. 하하하. 제가 불자가 된지는 오래되지 않았어요. 영화 공부를 하다 보니 불교 공부나, 기운이 자꾸 당겼어요. 인연이 돼서 몇몇의 스님도 만나게 되었고, 절에 가면 마음이 편하고...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기본 교육을 받자해서 사찰에서 불교 기본 교육도 받았어요. 불교대학도 다녔고요. 법명도 받고 수계도 받았어요.

야외촬영이 많다보니 항상 날씨 체크를 해야 하니 날씨쟁이가 되어야 해요. 조감독이 ‘내일 강수확률이 50~60%입니다. 어쩔까요?’하면 일단 준비하라고 해 놓고 숙소에 들어가서 ‘부처님, 부처님’ 하면서 기도를 해요. 정말 그러면 비가 안와요. 이번 영화에 부처님의 가피가 있었죠.”

김감독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마지막 대사에도 불교적 맥락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어떤 분이 영화를 보고 나서 마지막 대사를 들을 때 육조 혜능대사님의 뉘앙스를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대사는 불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관객들이 사랑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감독이 된 것에 대한 부담? 이 질문은 인터뷰 때마다 항상 따라다니는 질문인데요. 부담 보다는... 제가 7-8년을 무명으로 지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내가 표현하고 싶은 영화들을 비전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것. 이게 더 커요. 나의 포트폴리오를 하나하나 잘 만들어 가면 되겠다...하는 기대와 흥분이 더 큽니다.”

글 = 이진경
사진 = '최종병기 활'

BTN 이진경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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