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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의 가야금 한 자락 들어보실래요?가야금 쌍둥이가수, 가야랑

가야금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쌍둥이 국악인, 가야랑

가야랑은 가야금의 ‘가야’와 ‘사랑, 예랑’의 ‘랑’ 자를 붙여 만들었다. 최연소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가야금 천재, 언니 ‘예랑’과 서울대 인류학 석사학위를 받은 동생 ‘사랑’. 국악인은 한복을 입는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쌍둥이답게 색깔만 다른 예쁜 원피스를 차려입고 ‘이상벽의 이야기쇼’ 녹화에 임했다.


△ 가야금 쌍둥이가수 '가야랑'
“가야금은 보통 앉아서 연주해야 하는데,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서 일어서서 연주해요.

해외 공연 갈 때는 반드시 한복을 입어요.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국악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전통, 낡은 것, 옛 유물처럼 여겨지고 있어서 가야금은 현대의 악기, 오늘의 악기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예쁜 원피스를 입곤 합니다.”

언니 ‘예랑’은 5회 김해 전국 가야금 경연대회에서 24살 나이, 최연소로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가야금의 재원이다.

김해 전국 가야금 경연대회는 가야금 대회 중 명예로운 최고의 대회다. 남자가 대통령상을 수상하면 군대가 면제 될 정도라고 하니 국악인 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경연인지 짐작이 간다. 예랑의 대통령상이 더 놀라 건 가야금을 잡은 지 7년 만의 성과였다는 것이다.

“7년 만에 대통령상을 받았다고 하면 사람들이 좀 그렇게 생각하겠죠? 하하하 

저의 엄마는 옥계 변영수 선생이세요. 지금도 대학에서 가야금을 가르치고 계세요. 엄마의 45년 가야금 인생에 저의 7년이 더해졌다고 생각해요. 45년 가야금 인생의 엑기스를 뽑아다가 7년을 연습했으니 결국은 52년 가야금 인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가야금을 가르치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쌍둥이 자매에게 가야금은 장난감이자, 대화의 끈이자 일상이었다. 덕분에 동생 ‘사랑’은 음악이 아닌 인류학 석사학위를 받았지만 가야금 연주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한다.

“만약, 언니가 혼자 가수로 데뷔했다고 하면 이 만큼 인기를 못 얻었을 거예요. 언니의 연주는 정말 대중적으로 보이기에는 너무 수준이 높거든요. 저는 언니 정도의 연주 실력은 못되요. 그렇기 때문에 언니의 연주를 희석시켜주면서 대중성을 가질 수 있는 제가 필요한 거죠.”

언니 예랑은 동생 사랑보다 겨우 3초 먼저 나왔다. 거의 동시에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당시 의사가 언니인 예랑이 이미 뱃속에서 죽었다고 오진이 하여 먼저 꺼내게 되었다고 한다. 3초 차이면 자매 사이에 ‘야야’ 거리며 무시 할 만도 한데 동생은 선물을 받아도 언니가 먼저 손을 대게 한 후에 사용한다고 한다. 심지어 언니는 어릴 적에 동생이 꼬집어도 혹시 동생이 엄마에게 혼이 날까봐 신음소리 한 번을 안 냈다고 고백한다. 이 정도면 끈끈한 형제애를 떠나서, 서로에 대한 애정이 무서울 정도다.

“제가 언니를 이끌고 가요계로 들어왔어요. 언니는 대학교 4학년 때부터 대학 강의를 나갔거든요. 또래들을 가르쳤죠. 강의가 유명해지면서 다른 센터에서도 강의를 하면서 언니는 ‘아, 내가 가야금을 들고 뛰는 만큼 사랑을 받는 구나’하고 느꼈대요.

언니의 고민은 늘 가야금의 대중화예요. 어느 날 한강물을 보면서 ‘언젠간 한강이 가야금 소리로 덮이는 날이 올 거야.’ 하는데 보는 제가 무서울 정도였다니까요. 그런 언니를 설득해서 가요계로 데리고 오는 건 정말 힘들었어요.”


△ 언니 예랑의 연주회에 사진이 없어 동생 사랑의 사진을 넣었는데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로 똑같이 생긴 쌍둥이. 구별방법은? 언니 예랑은 보조개가 있다.  
국악의 대중화는 젊은 연주자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트로트를 한다는 것이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동생이 순진해서 사기꾼한테 넘어간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작곡가 선생님이 ‘나의 트로트는 두 사람으로 인해 업그레이드가 되고 가야금은 나로 인해 대중화 될 것이다.’고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야랑은 지난 7월에 정규 2집을 냈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니, 라이벌 의식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오히려 둘은 서로를 칭찬하고 아낀다.

언니 예랑은 20대 중반까지는 동생을 내 분신이고, 보석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였는데, 30대 초반이 되니 이 세상에서 날 지켜줄 사람은 동생 사랑이 단 한 명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떨어져 있으면 너무 허전하고, 떨어져 있어도 서로에게 비슷한 일이 생기고, 한 명이 아프면 그 고통까지 함께 느낀다는 쌍둥이 자매. 서로를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을 보고 있으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올 남자는 과연 누굴까 싶은 호기심도 든다.

통기타 가수가 있는 것처럼 가야금 가수도 그렇게 생각해 달라는 가야랑에게 앞으로의 국악 대중화를 기대해본다.

글 = 이진경
사진 = 가야랑 공식 홈페이지 http://www.kayarang.net/

BTN 이진경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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