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청와대불자회장 소임을 맡게 된 교육문화수석 박범훈입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여러 가지 직책을 맡아보았습니다만, 오늘처럼 가슴이 설레었던 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청불회장이라는 자리가 제게는 무한한 영광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한국 불교의 중심인 조계사 대웅전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자승스님과 주요 종단의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대덕스님을 모시고 취임법회를 열 수 있게 배려해주신데 대하여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청불회장을 맡으셨던 홍상표 전임 수석님께도 그 간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저는 예술가로서 교육자로서 직업에 충실히 살아오면서 부처님 제자의 길을 바르게 걸으려 노력하였습니다. 예술가로서는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음악을 통해 부처님을 찬탄 공양하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해마다 ‘보현행원송’과 같은 교성곡과 ‘찬미의 나라’ 등의 찬불가를 작곡하여 연주하였습니다. 그리고 불교음악의 역사를 정립하기 위하여 동국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5년간에 걸쳐 연구한 논문을 중심으로 “한국불교음악사연구”를 출간하였습니다. 불교 음악의 이론과 더불어 찬불가를 찬불가답게 현대화하고 대중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욱 가깝게 다가가게 하는 일에 앞장 서 왔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미 숱한 생애에 걸쳐 맺어진 불교와의 인연의 결과이고 우리 조국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래 입은 불보살님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는 일이라고 여겨 왔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청와대를 권력의 중추(中樞)라고 합니다만, 저와 청불회원들은 단 한 차례도 권력의 행사가 저희들의 본분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 제자로서, 틈나는 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부처님께서 가셨던 길을 따라 바르게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부처님 제자의 길을 제대로 간다면,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정책 수립 또한 항상 올바른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를 비롯한 청불회원들은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중생의 병이 사라지면 내 병도 사라질 것이다”고 하셨다는 유마거사의 말씀을 삶의 지침으로 삼아, 항상 국민의 이익과 안녕을 위하여 기도 수행하고 정책을 수립할 것입니다. 부처님을 위하여 기원정사를 세웠던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처럼 그늘진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소외된 이웃을 찾아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이며 거룩한 스님들이 수행 정진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외호대중의 역할을 기꺼이 담당할 것입니다.
국민들의 마음을 살피고 국민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것이며, 갈등과 분쟁이 아니라 자비와 화합의 기운이 온 나라에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화쟁(和諍)의 실천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 종교와 신앙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그래서 종교인들이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종교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에 청불회원들이 앞장 설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를 회장으로 선택해주신 청불회원 여러분께도 당부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이 부처님 제자로 살아가게 된 것은 참으로 지중한 인연이라는 것을 한 시도 잊지 마시고, 각자 직무를 수행하면서 이 점을 항상 염두에 두신다면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여러분의 조국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이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우리 불자들이 꿈꾸는 불국정토를 지금 이 자리에서 구현하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시 한 번 종단협의회회장 이신 자승스님을 비롯하여 오늘 이 자리를 빛내주신 대덕큰스님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취임법회를 축하해주기 위하여 함께 자리하신 청불회원 가족과 불자 여러분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