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출가한 조계사 동자스님들이 가사와 장삼을 불전에 돌리고 다시 개구쟁이 어린이로 돌아갔습니다. 하경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장음>

삭발한 머리가 어색한 듯 머리를 매만지던 9명의 개구쟁이들은 어느덧 반듯한 합장과 가사와 장삼이 제법 어울리는 스님으로 변했습니다.

지난 11일 조계사 주지 원명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던 9명의 동자승이 어제 오전 조계사 대웅전에서 환계식을 가졌습니다.

환계식은 가사와 장삼을 부처님께 돌리고 다시 속세로 돌아가는 의식으로 이날 어린 동자 스님들은 짧은 출가생활을 마치고 부모님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원명스님은 아이들이 밝고 바르게 자리길 축원했습니다.

원명스님/조계사 주지
(여러분들만 좋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조계사에 와서 (조계사가)훨씬 밝아졌어요. 조계사 신도님들도 여러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도 밝아지고...)

조계사 보리수 새싹학교로 단기 출가한 9명의 동자승은 2차례 사전교육에 이어 지난 11일 삭발식을 하고 16일 동안 점등식과 봉축법요식 등 공식행사는 물론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하는가 하면 동자승 축구대회 등 부처님오신날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부모님 품에서 응석을 부리던 아이들이 출가 이후 혼자서 해나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지켜보던 가족들은 안쓰러움에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러면서도 몰라보게 늠름해진 아이들의 모습에는 뿌듯함과 기대로 가득 찼습니다.

박민희 어머니/현욱스님
(많이 큰 것 같아서 앞으로 더 주체적인 아이가 되고,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처님 말씀도 더 잘 들었으면 좋겠어요.)

오형근 할아버지/청제스님
(어릴 때부터 이런 생활을 함으로써 부모님과 떨어져서 마음도 굳건히 갖고 독립심을 키워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9명의 동자스님들은 출가자로서의 마지막을 네팔 지진피해 돕기로 자비나눔을 실천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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