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기획보도>2. 장애인 사찰 편의시설 현황

1700년 오랜 불교역사를 담은 한국의 사찰들은 전통건축 양식으로 계단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요.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불자들에게는 계단 한 칸이 절벽처럼 느껴질 만큼 불편하다고 합니다. 지체 장애 불자의 관점에서 사찰 이용 불편점을 점검해 봤습니다. 이리나 기자입니다.

뇌병변 장애 2급인 이경남 불자는 부처님 가르침과 사찰이 주는 편안함에 평소에도 집 근처 사찰을 자주 찾습니다.

20년 넘게 해온 신행생활이지만 지금도 과정이 쉽지 만은 않습니다.

특히 사찰 계단을 오를 때마다 넘어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입니다.

그나마 경남 씨는 휠체어를 타지 않고 지팡이로 걸을 수 있어 다행이지만 계단 가운데 핸드레일만 있어도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함이나 불안이 덜 할 거라고 말합니다.

이경남/서울시 구로구 개봉동
(사찰에 올때마다 제일 힘든게 계단이에요. 계단 층이 참 높더라구요 특히 사찰은 비교적 어떤때는 솔직히 대웅전 올라가기가 엄두가 안나가지고 밑에서 삼배만 드리고 돌아설 때가 있어요.)

이런 장애 불자들을 고려해 편의시설을 갖춘 사찰이 늘고 있긴 하지만 장애인의 실질적인 불편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상의 편의시설은 오히려 난관이 되기도 합니다.

스탠딩-(이렇게 우회도로가 설치되어있지만 경사가 매우 높고 안전시설이 설치돼있지 않습니다.)

편의시설로 알고 진입했다 높은 경사에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전통사찰의 경우 새로운 시설물을 설치할 때 문화재보호관련 제약이 따르고 종교시설일 경우 면적 500㎡미만은 장애인 편의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제약과 제도의 미비함이 제대로 된 편의시설 확충을 막고 있는 겁니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대부분 사찰에 권장사항일 뿐이지만 사찰 역시 장애인 불자를 위한 최소한의 편의시설 필요성에는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사찰관계자/
(법당의 문턱이나 장애인 시설을 위해서 그런 시설, 보완시설은 없죠. 아예 사찰 건축이 시작될 때 국가에서 정하는 법 규정에 따라서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무조건 넣어라 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으면 사찰 내 자발적 설치가 힘듭니다.)

장애인 불자들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비단 자신들을 위하는 것 뿐 아니라 노약자, 임산부 등 비장애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심리적인 배려와 존중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경남/서울시 구로구 개봉동
(가령 경사로 같은 것이라든지 계단에 올라갈 때 잡을 수 있는 임시 난가이라든지 그런 것을 설치해 놓으면 (문화재보호)규정에 의해 못하는 것을 피해서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는 사찰이지만 일반인은 인식하지 못하는 관문들이 장애인불자들의 신행생활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불자가 차별 없이 신행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찰의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이 보편화 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BTN뉴스 이리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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