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게 세 번 출가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매일 아침이 출가일입니다.”
출가.열반주간 특집 여섯 번째 오늘은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스님의 출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은아 기자입니다.
 
1961년 초등학교 6학년 처음 일등을 놓친 분함에 절을 찾았다 스님이었던 6촌 형님 인연으로 해인사에 들어가게 된 것이 첫 번째 출가 몸 출가였다며 혜국스님은 55년 출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일타스님을 은사로 당대 선지식 지월스님 기대와 관심 속에 해인사와 속가 학교를 오가며 8년여 생활해온 혜국스님은 21살이 되던 해 성철스님을 통해 두 번째 출가 순간을 맞게 됩니다.

혜국스님/석종사 금봉선원장
(성철스님이 죽비를 들더니 이것 보이나? 예, 스님 보입니다. 뭐로 보노? 스님 눈으로 보죠. 그랬더니 불을 끄고 깜깜한데 내 죽비를 들었나? 안 들었나?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했더니 너 금방 눈으로 본다했는데 그 눈이 지금 어디 갔느냐? 이마에 있습니다. 그럼 왜 안 보이느냐? 깜깜해서 안 보이는 거라 했더니. 성철스님이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그럼 고양이나 올빼미는 왜 깜깜할수록 더 잘 보느냐. 눈으로 보는 게 아니다. 속지 말아라. 네가 만약 누가 보는가? 네가 누구인가 정말 알고 싶다면 출가를 해라. 스님 제가 출가한지가 언젠데요. 그랬더니, 그건 몸뚱이 출가고 텅빈 공의 세계로 출발하는 걸 출가라고 한다. 정말 출가를 하고 싶으면 해인사 팔만대장경각에 가서 하루 5000배씩 절을 해보라 하시더라고요.)
 
성철스님에 대한 믿음으로 하루 5000배씩 7만 배를 넘길 즈음   

혜국스님/석종사 금봉선원장
(아 부처님께 하는 절이 아니라. 아버님께 상처 드렸던 일, 어머니 가슴 아프게 해드렸던 일, 미움과 공을 넘어선 자리 성철 큰스님께서 말 하는 참 부처, 그 도에다 대고 절을 하는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절을 했는데, 시간 개념을 잠깐 잊어버렸어요. 그 절 끝나자마자 성철 큰스님께 뛰어가서 큰 스님 저 내일부터 절 새로 시작하겠습니다. 내 인격, 바로 참 부처를 떠받드는 게 절이라는 걸 알고, 그것이야말로 출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철스님이 저놈이 이제야 출가를 하는구나 하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내가 출가했던 때구나. )

그렇게 십만배를 채운 1970년 3월 1일 스님은 출가에 대한 마음을 잊지 않고 새기기 위해 특별한 결심을 합니다. 

혜국스님/석종사 금봉선원장
(언제까지 이 마음이 갈지 이걸 놓치면 안 되겠다는 조바심도 나서 이럴 바에야 이런 마음을 굳혀야겠다. 그래서 해인사 팔만대장경각 안에서 연비를 했습니다. 지금은 촛불만 닿아도 아픈데 불길이 떨어져 여기저기 화상이죠. 연비를 준비 없이 했던 일이라. 타고 남은 뼈가 있어서 건들면 온 몸에 전율이 옵니다. 아주 많이 아픕니다. 이 뼈를 끊어내야 하는데 병원에서 두 달 입원하라고 하대요.  그런데 출가라는 게 뭔지 내일 죽어도 좋다 손가락 때문에 도대체 일을 할 수 없고 앉고 일어날 수 없어 끊으러 왔지. 그냥 걸망지고 태백산 쪽으로 가는 기차를 탔는데. )
  
깨달음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했던 스님은 그 길로 태백산 도솔암에 들어가 생식과 장좌불와로 수행을 시작했지만 망상, 번뇌, 그리움, 특히 잠을 이길 수 없는 자신과 마주하며 또 한 번 의문 을 갖게 됩니다.
 
혜국스님/석종사 금봉선원장
(성철 큰스님도 이렇게 졸았을까? 그런 특출한 분들은 안 졸았을까? 큰스님 스님께서 파계사 성전에서 10년 장좌불와 하실 때 전혀 안조셨습니까? 야 이놈아 내가 목석이냐 안 졸게 그러시더라고요. 아 이런 어른도 졸면서 했구나, 그럼 나도 가능하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내 자신이 내안에 있는 이런 모든 번뇌, 망상 책임지고 이 번뇌, 망상을 책임지는 게 중생무변 서원도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 처걸음이구나. 저는 연비하면서 제대로 출가를 한번 하고 태백산 도솔암 들어가서 방황하다 내안에 있는 모든 번뇌, 망상 이 중생제도하려고 마음  먹은 게 두 번째 출가였다고 생각합니다.)
 
혜국스님은 출가 55년째인 오늘도 부처님 전에 또 다시 출가의 마음을 확인하고 약속하며 수행자의 길을 서원합니다.

혜국스님/석종사 금봉선원장
(출가는 한 번해서 평생 가는 사람은 정말 특별한 사람이에요. 정말 특별한 사람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지금도 새벽 세시에 나가서 예불 모시면서 ‘지심정례공양’ 정말 몸과 마음을 다 출가에 바칩니다. 누구를 위한 길도 아니고 내가 나를 찾아가는 길이요. 내가 나를 찾아간다는 길은 바로 부모님을 위한 길이요. 중생을 위하는 길이요. 뭇 중생과 내가 둘이 아닌 그 길을 찾아가는 게 출가의 길이기 때문에 아침마다 저는 부처님께 출가서원을 세워요. 어렵고 힘들고 헛노력이 곁들일 때 참 출가가 되지 생각으로만 출가해서 한 번 출가하고 마는 출가는 오래 못 간다. 출가란 평생 오늘도 출가 내일도 출가 세세생생 출가로 이어지는 출가 그 출가는 정말 즐겁습니다.)

BTN NEWS 이은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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