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에 가면 출처를 알 수 없는 5층석탑이 방치돼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사찰에서 옮겨진 건데 서울 봉은사가 이 5층석탑을 이운해 봉안하길 기원했습니다. 남동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시대 궁궐인 창경궁.

유교를 숭배하던 조선왕조의 통치 철학과 배치되는 5층석탑이 방치돼 있습니다.

고려 중엽 때 조성된 것으로 원래 사찰에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에 이곳으로 옮겨졌습니다.

창경궁에 있는 5층석탑을 서울 봉은사로 이운해 봉안하기를 기원하는 법회가 어제 열렸습니다. 

성보로서 품격을 보존하고, 지난날의 부끄러운 과거를 바로 잡자는 겁니다.

이원표/ 봉은사 신도회 사무총장
(고려석탑을 봉은사로 이운하기를 기원하는 법회를 시작으로 불자들이 스스로 앞장서서 우리의 성보를 수호하고 계승 발전하겠다는 서원을...)

시민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가 지난해 4월 석탑 이전 여부 등을 질의하자, 문화재청은 적정 장소를 협의해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석탑은 창경궁 한편에 방치돼 있습니다. 

봉은사는 주지 원학스님을 위원장으로 하는 ‘창경궁 소재 고려석탑 이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청와대불자회, 국회 정각회,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혜일스님/ 조계종 문화부장
(제가 온 이유는 창경궁 오층석탑을 봉은사로 가지고 오는데 조계종에서도 확실히 우리가 해야 할 바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왔습니다.)

석탑을 봉안하면 소장돼 있는 ‘보물 제321호 지정4년명 고려청동은입사향로’와 함께 사격과 성보지킴이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봉은사측은 기대했습니다.
 
원학스님/ 봉은사 주지
((봉은사는)선종 사찰의 수사찰로서 일제강점기에는 31본산의 하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봉은사로 안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법회 뒤 신앙의 대상인 석탑을 사찰로 되돌려달라며 서명운동이 전개됐습니다. 

<스탠딩> 오늘 법회를 계기로 사찰에 있던 석탑을 ‘환지본처’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BTN뉴스 남동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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