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이후 바뀐 건 계절 뿐 진실규명도 유가족의 고통과 아픔도 우리사회에 만연한 불신과 분노도 그대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지리산 실상사를 비롯한 각계 종교단체들이 세월호 진실규명과 이후 우리사회의 변화를 기원하며 천일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전북지사 조웅래 기자의 보도입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와 지리산권 자치단체를 의미하는 서른 아홉 번의 종소리가 무명을 깨우는 울림으로 퍼져나갑니다.

8월 30일,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과 변화를 촉구하는 지역 종교계와 전국 단체들이 실상사에서 천일기도 입재에 들어갔습니다.  

실상사 목탑지에는 세월호희생자를 의미하는 304개의 태양광등이 불을 밝혔습니다.

홍현두 교무/지리산종교연대 상임대표
(이 천일이란 시간동안 저희들이 가졌던 그 아픔을 잊지 않겠다. 그리고 이 사회를 좀 더 안전한 사회로 만들겠다는 라고 하는 다짐의 시간이 오늘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절이 두 번 바뀌어도 아무 변화도 없는 우리 사회의 무감각에 동참자들은 퍼포먼스와 시낭독, 기원무로 다시 한 번 참회와 함께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복효근 / 시인
(침몰한 것은 배가 아니었다. 뱃전에 휘날리던 태극기. 반만년 역사가 잠기는 것을 나는 보았다.(중략)잊지 않으마. 다시 쓰마. 다시 세우마 사랑한다. 사랑한다.)

자리를 함께한 희생자유가족은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동혁이 어머니 / 유가족
(저희를 환영해주시고 저희들 마음을 위로해주시고 이 304개의 등불을 보면서 저희엄마 아빠는 언젠가는 자식을 가슴에 고이 묻으면서 그리워할 날이 국민여러분 그리고 종교인 여러분 덕분에 꼭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남원산내지역 아이들과 엄마들은 미래를 향한 생명평화노래를 합창했습니다.

실상사주지 응묵스님을 선두로 목탑지 주변을 돌며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를 기원하고
박율리아나 수녀의 선창으로 공동기도문을 합송했습니다.

(세월호) 당신들이 잠들어 있는 어머니의 마음을 깨웠습니다. 국민이 가야 할 큰 길을 열었습니다.)

304개의 대나무기둥과 태양광등으로 이뤄진 기도단에는 천일간 천명의 릴레이기도가 이어지고 지리산 둘레길에도 작은 추모단이 설치됩니다.

지리산에서 시작된 천일기도와 야단법석이 치유되지 않은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무기력하고 무덤덤해진 국민과 우리사회에 작은 울림이 돼 미래지향적인 대안과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길 기대해봅니다.
BTN 뉴스 조웅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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