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오늘로 백 하루쨉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던 국회는 여전히 타협안을 찾지 못하고 희생자 가족은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힘겨워하고 있는 이들이 왜 목숨을 건 단식을 해야만 할까요.
불교계가 희생자와 가족을 위로하는 위령재를 열었습니다.
하경목 기잡니다.

쌀쌀했던 4월의 바람은 어느듯 계절이 바뀌어 후덥지근한 습기를 머금었습니다.

하지만, 희생자 가족들의 시간은 아직도 그날에 멈춰진 채 슬픔 속에 갇혀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6월 국회에 이어 7월 임시국회에서도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가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100일 위령재를 24일 조계사에서 봉행했습니다.

한국불교 종단협의회 회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무책임함을 질책하고, 사람과 생명의 가치가 우선인 세상을 구현해 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

자승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정부 당국과 국회는 한시 바삐 이 책무에 매진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각계와 종교계, 특히 불교계는 사람과 생명가치가 우선인 세상을 구현하는데 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다시 한번 약속합니다.)

이날 위령재에는 종단협의회 회원 종단 대표를 비롯해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와 광화문에서 단식을 벌이고 있는 희생자 가족 10여명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은 서명운동과 단식의 힘겨움을 토로하면서도 그동안의 불교계의 도움과 위로에 감사를 전했습니다.

김병권/세월호참사 가족 대책위원회 위원장
(불교는 물질적 가치보다는 생명을 더 소중히 여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저의 상식에 조계종은 행동으로 부응하여 주었습니다. 이 세상이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것입니다.)

희생자를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인묵스님의 천도의식에 희생자 가족들은 다정했던 가족들의 기억에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앞서 희생자 가족 10여명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면담하고 특별법 제정 과정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법 통과를 위해 조계종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이날 위령재는 그날의 아픔과 슬픔을 모두가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들의 귀환을 기원하는 자리였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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