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 한복판에 연화장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조계사가 연꽃축제 개막식을 봉행하고, 비오는 날 연잎에 고인 물방울을 덜어내는 모습을 통해 넘침과 나눔의 교훈을 새겼는데요. 정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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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조계사 앞마당이 연꽃밭으로 변했습니다.

굵게 떨어지는 장맛비 속에도 만개하거나 이제 막 봉오리를 틔우기 시작한 연꽃도 있어 조계사를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과 이승현 신도회장 등 사부대중은 올해 처음 꽃망울을 틔운 연꽃을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지현스님은 연잎에 담긴 물방울이 무거워지면 연대가 꺾이기 전에 기울여 빗방울을 비워 낸다며 ‘과함’과 ‘덜어냄’의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또 더러운 진흙 속에서 피어나지만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성장하는 연꽃의 모습을 보며 힘들고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길 바라는 서원을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지현스님 / 조계사 주지 
( 비가 이렇게 왔는데 보통 같으면 연잎이 다 부러졌을 텐데 연잎은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자기가 가질 만큼만 수용을 하고 과하다 싶으면 가감 없이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 연잎입니다. )

조계사 일주문부터 앞마당까지 500여개의 화분으로 조성된 연꽃 밭에서는 8월 초 천여 송이의 연꽃이 꽃망울을 틔우며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계사 사부대중은 나눔의 가치가 사회 전반에 퍼져 연꽃처럼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가 되길 서원했습니다. 

이승현 / 조계사 신도회장 
( 우리 조계사를 찾는 모든 불자 여러분 우리 연꽃의 지혜처럼 항상 남을 배려하고 내가 작게 가지고 남이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서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

박영환 / 조계사 자문위원장 
( 저는 오늘 이러한 도량에 꿈이 아니라 현실에 연꽃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고 이런 보이지 않는 품기와 향을 우리한테 넌지시 건네주고 있는 조계사 도량 이 부분에 화엄세계를 만드신 분들이 이 자리에 계십니다. )

조계사 연꽃축제는 서울 도심에서도 사찰만의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대표 여름축제로 오는 9월초까지 진행됩니다. 

BTN 뉴스 정준호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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