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남북조시대 승조스님이 20대 때 반야·중관사상의 요체를 설명하고자 지은 저서들을 엮은 ‘조론’에 대한 후대 스님들의 논서 5편을 세계 최초로 번역한 책이 나왔습니다. 1,200년에 걸친 중국 불교철학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조론오가해’와 ‘조론연구’를 최준호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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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5세기 ‘후진’의 승조스님이 20대 때 쓴 저서들과 편지를 엮은 ‘조론’은 반야·중관사상의 요체를 담은 역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조론’은 많은 후대의 스님들에 의해 분석돼 현존하는 주석서만 20여 종으로, 그 중 각 시대를 대표하는 다섯 부의 책을 선택해 우리말로 역주한 책이 나왔습니다.

다섯 스님의 주석서를 모았다는 의미의 ‘조론오가해’와 역주자 조병활 박사가 ‘조론’을 연구·분석한 책 ‘조론연구’입니다.

이번 출간은 성철대종사 열반 30주기 추모 학술사업의 일환으로 생전 반야 공사상과 중관사상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조론’을 알아야 한다는 스님의 뜻을 이었습니다.

원택스님 /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성철 큰스님께서는) “유식사상으로만 반야가 설명되니 공 사상은 설명할 여지가 없었다. 공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대지도론’과 ‘조론’을 통해 공 사상과 중관 사상을 이해해야 선 사상의 정수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다섯 권의 ‘조론오가해’ 중 가장 마지막에 출간된 ‘조론략주’를 제외한 나머지는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나 일본어, 현대 중국어로도 번역된 적이 없어 세계 최초입니다.

남북조시대 혜달스님의 주석서 ‘조론소’부터 명나라 감산스님의 ‘조론략주’까지 1,000년에 걸친 중국 불교 사상사의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조병활 / ‘조론오가해’ 역주자
(중국 불교의 각 시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겠다. 각 시대의 중국 불교 출가자나 학자들은 ‘조론’을 어떻게 봤는지를 이 다섯 권을 번역하면 비교 연구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중국의 고대부터 근대까지 역사·문학·철학의 변천을 파악하실 수 있을 겁니다.)

조 박사는 ‘조론’과 주석서들은 불경이 아니라, 사상을 논하는 논서이기 때문에 천천히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번 번역을 통해 불자들의 논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조론’에 대한 강의도 전국을 다니며 하고 싶고, ‘대승기신론’과 ‘중론’ 주석서 번역에 대한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병활 / ‘조론오가해’ 역주자
(불교 교양강좌 가면 전부 반야심경·금강경만 읽지 않습니까? 저는 그걸 좀 탈피했으면 좋겠다. ‘조론’이라든가 ‘섭대승론’, ‘대승기신론’, ‘십지경론’, ‘중론’ 이런 책도 좀 읽었으면 좋겠다. 그 첫 번째로 이 ‘조론’도 여러 논서 가운데 불자들이 반드시 읽는 책이 됐으면 좋겠다...) 

‘조론오가해’를 통해 초기 중국의 불자들이 반야와 공 사상, 중관 사상을 어떻게 바라봤고, 그것이 어떤 흐름으로 천 년을 넘게 내려왔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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