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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삭발과 함께 세상에 전해진 ‘진심’

〔앵커〕

얼마 전 마하보디사원에서 봉행된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의 기도법회에서 회주 자승스님이 3년 만에 삭발과 면도를 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 눈길을 모았습니다. 스님은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부대중의 원력을 강조했는데요. 자승스님이 천막정진부터 오랜 기간 고행의 길 위에 서야만 했던 배경을 윤호섭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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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지난 2017년 겨울, 8년간의 조계종 총무원장 소임을 마치고 인제 백담사 무문관 정진을 위해 방부를 들였던 자승스님.

그로부터 2년 뒤 스님은 한국불교 중흥의 원력을 세우겠다며, 위례 신도시 아파트 공사현장 한복판에서 동안거 천막정진에 나섰습니다.

석 달간의 정진을 마치고 대중 앞에 제시한 또 다른 결사, 부처님의 고향인 인도순례.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곧바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채 3년간 국내를 순례하며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 사이 일각에서 자승스님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의문, 삭발.

공석이나 사석에서도 이에 대한 스님의 언급은 없었고, 위례 천막정진 당시의 결심을 위해 삭발하지 않고 있다는 전언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2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월결사 인도순례에서 스님의 진심은 삭발과 함께 세상에 전해졌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2월 22일 마하보디사원 기도법회)
(저는 처음 이곳에 와서 이 참담함에 놀랐고, 우리가 안일하고 방일할 때 한국불교도 이와 같이 (문화재로만 남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늘 포교만이 한국불교의 살 길이라는 생각에...)

11년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자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으로서 찾았던 부처님의 성도지.

전 세계불자들이 참배하는 최고의 성지지만, 힌두교 사회에서 그저 하나의 유적지로서 명맥만 이어가는 현실 앞에 스님은 울음을 삼켜야 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탈종교시대, 한국불교가 방만하게 지내다보면 언젠가 역사교과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될 거라는 위기감이 온 몸을 휘감았습니다.

그렇게 총무원장 소임을 내려놓자마자 나선 고행의 길.

여래께서 고행만으론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한다고 설했지만, 자승스님은 이를 대중교화의 방편으로 활용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2월 10일 녹야원 법문)
(신심 난 불자가 내 이웃,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을 부처님께 인연 맺게 해주는 역할을 우리가 43일을 걸으면서 한국불교 중흥에 조금이나마 새로운 불씨를 심자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지난 23일, 성도지 보드가야를 떠나 영축산으로 향하던 순례단이 이른 아침 방문한 정토회의 수자타아카데미.

29년 전 설립해 불가촉천민을 비롯한 인근 15개 마을에 유치원과 초등학교 무상교육, 지역민 무상의료를 펼친다는 얘기에 자승스님은 탄성과 탄식이 섞인 마음을 꺼냈습니다.

보광 / 인도JTS 사무국장
((저희 병원에) 현지인 의사들이 와서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자승스님 “그래요. 종단이 못하는 일을 법륜스님이 혼자 하네.”)

불제자로 살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부처님 인연을 맺어주려 얼마나 노력했는가.

어느덧 화두가 된 스님의 당부는 부처님의 고향에서 보다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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