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년 전 복지 사각지대에서 가난에 허덕이다 스스로 삶을 마감한 송파 세 모녀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이후 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빈곤층의 삶은 여전히 힘들기만 한데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추모제를 열고, 다시 정부에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이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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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맞은편.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복지 사각지대에서 빈곤에 허덕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송파 세 모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기도합니다.

(현장음)

어제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9주기를 맞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이 추모제를 열었습니다.

사노위 위원장 지몽스님을 시작으로 시민들이 위패 앞에 향과 꽃을 올리며 빈곤 없는 세상을 염원했습니다.

지몽스님은 “세 모녀가 안타깝게 돌아가진 지 9년이 흘렀지만 비극은 여전히 반복됐다”며 “가난으로 고립된 삶을 살다 극단적 선택을 한 많은 영혼의 극락왕생을 발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 현 사회복지 시스템 점검과 실질적인 정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지몽스님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우리 주변에서 소외된 채 가난과 질병으로 인해 어떤 돌파구도 찾지 못한 채 절망에 빠져있을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속히 제도적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은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까다로운 선정제도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부양가족이나 약간의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자에서 배제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의 최저 생계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전가영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해 현행 기준으로 의료급여 수급신청에 탈락한 사람은 2만 4157명.

이들의 월 평균 소득은 44만원에 불과합니다.

시민단체들은 제도 변화 없이 수급대상 ‘발굴’을 지속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전가영 /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
(부양의무자와 일 년에 몇 차례 통화를 했던 것, 부양의무자의 건강보험 피보험자로 등재됐던 것, 이 모든 것들이 꼬투리가 돼 제도 밖으로 내쳐지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지난 23일 발표한 통계청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빈곤층이 월 35만원 적자로 살림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지난해 수원과 신촌, 올해 1월 성남에 살던 모녀의 사망 소식.

안타까운 죽음이 늘어가는 가운데,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BTN 뉴스 이효진입니다.

이효진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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