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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어령 선생 '마지막 육필 시·그림, 유고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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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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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장남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2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고(故) 이어령 석좌교수의 '눈물 한 방울'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여 고인의 마지막 육필원고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생애 마지막 방송출연 프로그램 ‘이어령의 향가나들이’를 BTN불교TV와 함께한 ‘시대의 지성’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남긴 마지막 육필원고와 이를 엮은 유고집 '눈물 한 방울'이 공개됐습니다. 

출판사 김영사는 2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어령 전 장관의 유족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경무 백석대 교수와 함께 그의 유고집을 소개했습니다. 

김영사 고세규 대표는 "지난 1월 고인이 출판사에 연락을 해 만남을 갖게 됐다"며 출간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당시 고인은 고 대표를 불러 "이 노트는 내가 사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원한다면 이 노트를 책으로 만들어보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고 대표는 고인이 2019년 10월24일 새벽부터 2022년 1월23일 새벽까지 27개월간 병상에서 노트에 쓴 시와 수필 110편, 손수 그린 그림이 책으로 옮겨졌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의 육필은 타이핑해 텍스트로 옮겼고 중간 중간 그린 그림은 그대로 실었다고 했습니다. 

"육필원고를 보면 거기에는 사람이 보여요. 이 사람의 건강상태라든가 이런 게 전부 나타나있기 때문에 문학자료로도 가장 귀중한 게 육필원고에요." 

유족들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고인의 육필원고 원본을 공개했습니다. 2cm 두께의 검은색 대학노트에 고인이 직접 쓴 글과 그림이 빼곡하게 담겨있었습니다. 고인의 배우자 강인숙 관장은 "(고인이) 일찍부터 컴퓨터를 쓰셨기 때문에 육필원고가 많지 않다"며 육필원고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강 관장은 "인쇄된 원고가 아닌 육필원고는 표정을 갖고 있다"며 "노트를 보면 그의 아픔, 외로움, 고통이 모두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강 관장은 고인이 계속 컴퓨터로 집필을 이어왔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육필원고로 기록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강 관장은 “(고인이) 더블클릭이 안 돼 컴퓨터로 집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전자파가 몸에 느껴진다고 해 할 수 없이 (직접)쓴 것이 이 노트고 육필원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이 흘리는 눈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 눈물방울의 흔적을 적어 내려갔다. 구슬이 되고 수정이 되고 진주가 되는 '눈물 한 방울'. 피와 땀을 붙여주는 '눈물 한 방울'. 쓸 수 없을 때 쓰는 마지막 '눈물 한 방울'. ('눈물 한 방울' 서문 중에서) 

유고집의 주제는 제목과 같이 '눈물 한 방울'입니다. 고인이 건강악화로 글을 쓸 수 없게 돼 육성으로 출판사에 전한 서문에는 '눈물 한 방울'의 의미가 설명돼있습니다. 고인의 아들인 이승무 교수는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눈물은 본인을 위한 눈물이 아닌 남을 위한 눈물의 가치에 대해 쓰셨다고 생각한다"며 "책의 서문이 마음에 남는다"고 밝혔습니다. 

28일 오전 故 이어령의 마지막 육필원고(2019-2022) 공개 및 '눈물 한 방울'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유가족이 원고를 공개하고 있는 장면. 사진=연합뉴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2017년 간암 판정을 받은 뒤 항암 치료를 거부한 채 집필에 몰두했고 수많은 원고를 썼습니다. 강 관장은 "(고인이) “글을 쓰는데 지장이 되니 항암치료를 하면서 보낼 수는 없다”며 ‘마지막에 남은 생이 얼마 없는데 이건 내 마음대로 하게 해달라고 했다’며 “죽었다고 생각하고 내버려두라고 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그의 마지막을 회고했습니다. 강 관장은 고인이 직접 글을 쓸 수 없게 되자 육성으로 쓰고 싶은 내용을 불러 책을 완성했다는 사실도 전했습니다. 

마지막 3년간 쓴 147편의 글 중 110편을 추려 책을 냈지만 훗날 고인의 남은 원고들이 책으로 출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 관장은 "정리해야 될 것이 너무 많다"며 "이곳저곳에 메모해놓은 것이 많은데 아직은 이를 정리하는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옛 글도 다시 고치고 싶어 하셨어요. 틀린 것과 고칠 것이 많은데 옛 문서가 그대로 남아있는 걸 찜찜해 하셨습니다. 그래서 옛글에 대한 주석을 많이 달아놓으셨는데 새로 쓰고 싶은 것만큼이나 다시 선보이고 싶은 마음도 크셨다고 생각합니다." 

고인은 마지막까지 집필활동을 이어갔지만 쓰지 못한 책에 대해 아쉬움을 계속해서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 교수는 "아버지께서 생명 자본주의와 관련해서 마무리하시고 싶은 생각이 있으셨다"며 “매주 식사하면서 ‘이건 기가 막힌 건데, 나밖에 못하는데’라고 말씀하시는 게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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