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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스님 "공동체 자각과 실천은 위기 전환하는 요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축사를 발표했습니다.

원행스님은 “전국민적인 참여와 헌신으로 코로나 엔데믹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함께 모여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세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위기, 기후 위기, 전쟁 등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2,6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은 인류에게 큰 희망이었다”며 “존재의 실상에 대하여 바르게 알고 실상에 맞게 바르게 살면 지금 당장, 바로 여기에서 자신의 구원을 성취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우리가 공동체 존재라는 자각과 실천은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전환시키는 요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올해는 새 정부 출범, 지방자치단체 선거 등 국가적인 중대사뿐만 아니라 종단적으로도 통합종단출범 60주년을 맞고, 제37대 총무원장 선출, 제18대 중앙종회의원 선출 등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있기에 “모두 한 단계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화쟁의 역사, 희망의 역사가 되도록 힘써 주시기를” 당부했습니다.

원행스님은 이번 부처님오신날은 어버이날이기도 하다면서 모든 부모님께 감사와 찬탄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봉축사는 5월 8일 오전 10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낭독될 예정입니다.



봉 축 사

희망이 꽃피는 환희로움이 산하대지에 가득한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사부대중은 한마음으로 서울시청 광장에서 봉축탑등을 밝히면서, 부처님오신날에는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을 기원했습니다. 정관계와 의료계, 그리고 전국민적인 참여와 헌신으로 우리나라는 코로나 엔데믹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함께 모여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도 여전하며, 경제위기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한 대형 산불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진영과 종교, 민족을 이유로 전쟁의 참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2,6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은 인류에게 큰 희망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신의 굴레에 속박된 사람들, 운명론이나 쾌락주의에 속박된 사람들의 무지를 여지없이 깨뜨렸습니다. 존재의 실상에 대하여 바르게 알고 실상에 맞게 바르게 살면 지금 당장, 바로 여기에서 자신의 구원을 성취한다는 것을 밝히셨습니다. 오직 부처님께서 우리 자신인 인간과 우리의 삶인 일상의 가치를 발견하고, 일상 그대로 거룩함이 되는 희망의 길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이것은 직면한 현실 외에 다른 거룩한 것은 없다는 즉사이진(卽事而眞)의 안목으로, 평상심 그대로 진리라는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의 깨달음으로 계승되어 왔습니다.

존재의 실상 가운데 하나는 의지하여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너를 비롯한 온 생명, 온 우주에 의지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개별 존재가 별개의 생명이 아니라 공동체 생명이며 한 생명입니다. 지금 인류가 직면한 위기는 이러한 존재의 진실을 놓치고, 나를 위해 너를 이용하고 자연을 수단으로 여기면서 함부로 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존재라는 자각과 실천이 위기를 전환시키는 요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우리는 종단 안팎으로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틀 뒤인 5월 10일에는 신임 대통령 취임식을 시작으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합니다. 6월에는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실시되어 단체장과 의원의 면모를 일신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불교의 모든 역사와 유형무형 자산을 망라한 통합 교단으로서 출범한 지 60주년을 맞이하는 종단은 지난 3월 30일에 중봉 성파 종정 예하 추대법회를 봉행한 데 이어 9월에는 제37대 총무원장을 선출하고, 10월에는 제18대 중앙종회의원을 선출하게 됩니다. 

이런 중대한 일들을 모두 희망의 계기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선거라는 합법적인 대결의 장이 끝나면 지도자들은 상호 존중과 화합을 통해 국민 통합에 힘써야 합니다. 우리 역사를 보면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였을 때 전쟁을 비롯한 어떤 위기도 모두 극복해 내었지만, 지도자들이 분열하고 반목하면 민중의 삶이 피폐해지고 국난을 자초했습니다. 국가의 중대사와 우리 종단의 중대사가 모두 한 단계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화쟁의 역사, 희망의 역사가 되도록 힘써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오늘은 부모님, 나아가 나보다 어른이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는 어버이날입니다. 부모은중경에서 따온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라는 어버이날 노래가사처럼 가없는 사랑을 베푸는 부모님의 은혜로 지금 우리가 있고, 미래세대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어버이의 마음은 사랑과 연민, 기쁨과 평온인데,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마음인 자비희사입니다. 어버이는 어버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상찬받아 마땅합니다. 오늘 어버이날을 맞아 모든 부모님께 감사와 찬탄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탄생 일성으로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선언하셨습니다. 존재의 실상을 깨달은 최상의 지혜를 갖추고, 온 생명을 위해 자비를 실천하는 삶이 가장 훌륭하다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일상이 지혜와 자비로 충만할 때 날마다 부처님오신날이며, 우리가 있는 그 자리 그대로 늘 룸비니 동산입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66(2022)년 5월 8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벽산 원행 합장

 


남동우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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