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도 불공정했으며, 결과도 정의롭지 못했다”며 일갈한 총무원장 원행스님.

상기된 목소리로 “헌법이 정한 정교분리의 정신을 확립하고, 1700년 한국불교의 존엄을 다시 세우는 정법당간을 높이 들자”는 덕문스님.

“소유와 권력, 종교의 독선에 매몰된 사회. 배타적인 사회가 되가는데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며 눈물로 참회한 본각스님.

승려대회에 참여한 여러 스님들의 이야기는 절규에 가까웠다. 

이런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스스로를 반성하는 자성의 목소리이자 사회가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외침으로 들렸다.

우리 사회는 언젠가 부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비방하고 헐뜯는 분위기가 만연하기 시작했다.

직접 대면하지 않는 sns 공간에 숨어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거짓말로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

돈이 최고의 가치인 것 마냥 여겨지는 물질 만능의 시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점점 사라지고 오직 ‘나’ 만 생각한다.

공적 영역에 특정 종교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고 다른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세상이 됐다. 

특히 스님들이 나서서 이런 비정상적인 사회가 되면 안 된다고 절박하게 호소하는 자리를 두고도, 본인이 쓰고 있는지도 모르는 색안경을 끼고 폄훼하는 자들이 지금도 sns 공간을 기웃거리고 있다.

정청래 의원 본인도 사과한 문화재 구역 입장료 관련 ‘봉이 김선달’ 발언을 계속 맞 는 말이라며 부추기는 사람들.

“명분이 부족했다”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가 정치에 관여 한다” 등등.

그야말로 자기 입장에서 판단하거나 어떤 이들은 계산된 목적을 가지고 승려대회 개최를 시비하고 있다. 

승려대회를 하고 말고는 ‘승려대회’란 말 그대로 스님 자신들 몫이다.

믿음을 생명보다 귀하게 여겨 머리를 깎은 사람 5000여 명이 모여 정부가 특정 종교를 편향했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우리 사회는 먼저 귀담아 들어보는 것이 순서였다.

냉소와 조롱이 아니라 이 상황에서 왜 저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 먼저였다.

그들은 자비의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그 동안 재산권 침해는 물론 권리를 행사 하지 못했음에도 참고 또 참아왔지만, 불교의 역사를 지우고 특정 종교를 편향하는 정책에는 더 못 참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믿음 하나에 의지해 지켜온 소중한 가치들을 조롱한 정치인과 이를 훼손한 정부에 더 이상 그러지 말라고 준엄하게 꾸짖기 위함이었다.

발원문을 읽는 내내 본각스님 뺨에는 자꾸만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간절한 외침 속에 나온 참회의 눈물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 본 불자들 마음도 편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무학대사의 말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지성인이 되었으면 한다.

더 이상 대립과 갈등이 지배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

이번 승려대회가 사회 통합과 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김민수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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