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극에 시를 녹인 시극이 영화로 재탄생합니다. 불교계 대표 영화인 구담스님이 다섯 번째 영화 ‘홀로 빛나는 어둠’으로 관객을 찾아가는데요, 시극을 영상으로 옮겨 새로운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효진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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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실의에 빠진 주인공에게 익살스럽게 조언을 건네는 행자.

장면이 바뀌고, 주인공은 마음을 다독이며 불교 경구 ‘가난한 여인의 등불’을 읊습니다.

2018년부터 네 편의 독립 단편영화를 선보인 구담스님이 다섯 번째 단편영화 ‘홀로 빛나는 어둠’을 제작합니다.

‘홀로 빛나는 어둠’은 걸그룹 활동을 하던 주인공 ‘수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앞두고 한 암자에서 행자와 스님을 만나 치유 받는 이야기입니다.
구담스님 / ‘홀로 빛나는 어둠’ 감독
((행자는) 수인(주인공)을 위해서 친구가 되어주고 위로를 내어주고, 또 노승은 명상의 가르침을 주면서 수인이 점점 내적 성찰을 통해서 세상으로 다시 나아가는, (영화로)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구담스님은 ‘시극’을 촬영해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국내 최초로 시도합니다.

시극은 대사에 시를 녹여 극 사이사이 배우가 독백으로 시를 읊는 극 형식입니다.

배우의 대사, 몸짓과 더불어 운율과 감정을 내포한 시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김련경 / ‘수인’ 역
(종교적인 의미를 담기도 했고, 시라는 문학으로 대사를 표현하기도 했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느끼는 대로 감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품을 총괄 지휘한 구담스님은 불교 예술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시극을 영화에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을 서정적인 시로 전달하고 이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다는 겁니다.

구담스님은 이번 시도를 통해 범패, 승무 등 여러 불교 전통 공연예술을 영상언어로 옮기는 작업이 활발해지길 기대했습니다.

구담스님 / ‘홀로 빛나는 어둠’ 감독
(시극의 형태를 대중화함으로써, 즉 우리 불교예술 문화가 가지고 있는 불교예술의 많은 연희의 형태가 있죠, 그런 형태들을 얼마든지 (변형해서 창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 형태들을 영상으로 옮기는 작업도 가능하고, 또 다른 형태로 옮기는 작업도 가능합니다.)

영화는 조계종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오는 27일부터 나흘간 촬영에 돌입하며 내년 봄 후반작업을 마칠 예정입니다.

구담스님은 세계에 한국 예술과 불교문화를 알리기 위해 해외영화제 출품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BTN 뉴스 이효진입니다.
 

이효진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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