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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사지 1〕 방치된 절터만 수천여 곳

〔앵커〕

우리나라에는 수천여 곳에 달하는 절터가 존재합니다. 모두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지만 대부분 미지정문화재여서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기획보도 ‘방치된 역사 현장, 폐사지’ 첫 번째 순서로 국내 폐사지 현황을 짚어봅니다. 윤호섭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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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이곳은 경기도 하남시 하사창동 일원인데, 고려시대 천왕사라는 사찰이 있었던 절터입니다.

지금은 주위에 비닐하우스와 물류창고가 들어서 이곳이 사지라는 걸 알아보긴 쉽지 않은데요.

천왕사 목탑의 받침돌인 심초석만 이렇게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천왕사지는 20여 년 전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발굴조사를 하며, 대략적인 규모와 역사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높이 2.8미터, 무게 6.2톤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철불이 있던 곳으로 학계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미지정문화재인 천왕사지는 현재 제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습니다.

이현수 /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 팀장(전화인터뷰)
((천왕사지는) 민가나 비닐하우스, 공장 같은 게 다 그쪽이 개발돼 있는 상황이어서 사지에 대한 흔적이 딱 보이진 않았는데, 민가 주택 안에 있는 치석재들이 조금 파악됐었거든요. 그래서 초석이라든지 장대석하고 연화대좌 같은 걸 확인했고요.)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한 폐사지 기초조사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 총 5,738곳의 사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국가 또는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사지는 불과 106곳.

나머지 미지정문화재 5,600여 곳에 대한 관리는 지자체 소관이어서 도난·도굴 사고에 취약한 상황입니다.

문화재청이 집계한 ‘문화재 도난·도굴 현황’에 따르면 미지정문화재는 지정문화재 대비 두세 배가량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게다가 수량에서는 미지정문화재가 지정문화재보다 무려 11배 이상 많은 숫자를 도난당했습니다.

법적으로 보호 받는 문화재와 그렇지 못한 문화재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류호철 / 안양대 교수(문화재정책 전공)
((미지정문화재는) 어디에 어떤 것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언제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조차 알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미지정문화재인 폐사지들은 훨씬 더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사지.

희미해져가는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선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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