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스님들의 희생으로 축조된 남한산성과 종교화합과 자비의 상징 천진암 등 불교성지를 가톨릭 성지 순례길로 조성하려는 광주시 계획에 즉각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이은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불교계가 설립한 위안부 피해할머니 보금자리 나눔의집과, 스님들의 피와 땀이 묻힌 호국성지 남한산성 등 불교유적을 가톨릭 성지순례길로 조성하려는 광주시 계획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관광 활성화를 명분으로 종교화합을 깨뜨리고 역사적 사실마저 축소하고 왜곡해 특정종교의 성지로 편입시키는 종교차별 행정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도심스님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종교화합이 대한민국 화합 아닙니까. 그런데 광주시가 두 종교 간에 문제를 만들고 있죠. 싸움을 붙이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이 사업은 종교화합 차원에서도 대한민국 화합 차원에서도 당장 중지돼야 한다.)  

종평위는 남한산성은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해 스님들이 직접 돌을 옮겨 축조한 호국불교의 구심점이자 외세에 맞서 수천 여 스님이 희생된 가슴 아픈 불교성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천진암은 천주학자를 보호하려다 수십여 스님이 처형 되고 폐사된 희생과 자비의 공간으로  천주교 성지로 포장하려는 광주시에 불자들의 공분을 전했습니다. 

이 뿐 아니라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던 시절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보금자리로 불교계가 설립한 나눔의집까지 천주교 성지로 알리려는 것은 광주시가 역사를 왜곡하고 종교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항의했습니다.

도심스님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가톨릭 성지순례길이라고 하면 남한산성도 천진암도 가톨릭 성지고 나눔의집도 가톨릭 성지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이것은 역사에 대한 몰지각에서 출발한다...)  

종평위는 종교간 노력으로 화합과 공존을 이루고 있는 대한민국 종교계에 공공기관인 광주시가 본분을 망각하고 오히려 분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종평위는 역사와 객관적 사실을 왜곡한 채 추진된 가톨릭 성지순례길 조성 배경과 경과를 설명하고 사과와 즉각적인 사업취소를 촉구했습니다.

도심스님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총무원, 중앙종회 등과 논의해서 강력하게 우리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평화는 엄정한 정교분리와 공평무사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정부와 지자체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BTN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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