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 소리가 울리자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를 천천히 땅에 댑니다.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망설임 없이 다시 몸을 낮춥니다.

팻말을 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뒤이어 행진합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지난 30일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30km 릴레이 오체투지를 진행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앞에서 시작한 오체투지는 10일 뒤 여의도 국회에서 마무리됩니다.

지몽스님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그렇게 외면하는 동안 오늘도 수많은 국민들이 차별과 절망과 실의에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차별금지법은 어느 한 소수자를 위한 법이 아닌 나와 내 가족, 내 동료를 위한 존중받고 배려 받는 법입니다.)

최근 포괄적 차별금지 법안 2건이 국회 국민동의청원 10만 동의를 얻으며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법 제정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날 오체투지에 참여한 단체들은 법안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짐에도 국회가 여전히 법안 제정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며 규탄했습니다.

더불어 30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본회의 기간 중 조속한 차별금지법 통과를 요구했습니다.

권달주 /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공동대표
(이제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계류된 지) 14년이 흘렀습니다. 왜 14년동안 정치인들은, 국회는 과연 무엇을 했습니까.)

소성욱 / 한국HIV/AIDS 감염인연합회 소속 활동가
(질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말 많은 영역에서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사회 모두가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만들어 지는 것을. 그런데 21대 국회만 간절히 바라는 사회와 국민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노위는 오체투지 마지막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만나 차별금지법 제정의 시급함을 전할 계획입니다.
 
10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인 지금, 대선 공약이었던 차별금지법 제정이 이뤄질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BTN뉴스 이효진입니다.
 

이효진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