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은 세계적 추세..종교환경회의 탈핵비상선언

지난 2017년 탄핵 정국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적극적인 탈원전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원자력 발전 비율은 감소하지 않았고, 많은 논란을 낳았습니다.

탄소 중립에 있어 원자력이 필수라는 입장과, 원자력 폭발·누출 사고를 우려해 반대하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국내 5대 종교의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종교환경회의가 탈핵비상선언을 하기 위해 어제 모였습니다.

종교환경회의는 탈핵이 세계적 추세이며 유럽연합을 비롯한 여러 국가는 기후위기 대안으로 핵발전소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준형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간사
(핵 발전은 경제성과 안전성, 주민수용성 측면에서 더 이상 고려대상이 되기 힘든 발전소입니다. 2021년 4월 기준 전 세계 21개국에서 192기, 총 87.2GW의 원자로가 폐쇄됐습니다.)

종교환경회의는 정부와 국회가 핵 발전소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은폐하고, 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고 규탄했습니다.

원자력 발전이 다른 발전 방법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사고 위험에 대한 비용이 계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주영 /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
(이런 기후위기 상황에서 특히나 핵발전소는 매우 위험합니다. 핵발전소가 싸다고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인 숫자이기 때문에 이것이 계산되지 않은 생산 단가는 거짓입니다. 정부는 이것을 밝혀야 합니다.)

종교환경회의는 정부의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공론화 과정도 핵연료 저장시설을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부의 탈원전 의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정책의 퇴행에 맞서 싸울 것을 천명했습니다.

또한 출마를 선언한 대선후보들에게도 탈핵을 이끌 수 있는 로드맵과 공약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임준형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간사
(생명과 평화를 위한 탈핵은 타협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입니다. 온 생명의 평화로운 공존에 핵은 절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종교인은 핵 없는 세상을 향한 모든 노력에 함께 할 것입니다.)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참석한 종교환경회의 회원들은 선언문 낭독 후 거리를 둔 채 피켓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종교계의 적극적이고 진정한 탈원전에 대한 요구가 정부와 국회에 받아들여질지 주목됩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