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 안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최근 동국대 대학원 박사논문까지 마친 김영주 씨.

학위수여식이 다가오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에 타격이 커 참석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동국대 윤성이 총장입니다.

생업을 병행하며 박사학위까지 받게 된 김영주 씨를 격려하고, 직접 학위기를 전달하기 위해섭니다.

자리를 옮겨 건물 밖에서 동국대 학생과 임직원들이 함께한 소박한 학위수여식.

학사모와 졸업가운까지 갖춰 입은 김 씨 옆에는 5년간 남편의 학업을 뒷바라지한 부인 조미화 씨도 함께했습니다.

김영주 / 자영업·동국대 동양철학 박사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어렵긴 하지만 또 이런 기회가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같은 날 저녁 봉은사에서 근무하는 박민혜 씨에게도 똑같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동국대 불교학부를 7학기만에 조기졸업하고 지난달부터 종무소에서 일하는 그를 위해 윤성이 총장이 봉은사를 방문한 겁니다.

학교 졸업과 동시에 불교발전을 위해 일하는 민혜 씨에게 덕담을 건네고, 다시 한 번 직접 학위기를 전달합니다.

갑작스레 봉은사 경내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는 주지 원명스님도 찾아와 꽃다발을 선물하며 민혜 씨의 졸업을 축하했습니다.

박민혜 / 동국대 불교학부 학사
(저를 위해서 학교팀과 봉은사팀이 이렇게 힘을 합쳐주셔서 감사하고, 불교의 인연이 참 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동국대는 오는 19일 개최하는 학위수여식이 비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학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찾아가는 학위수여식을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틀에 걸쳐 총 5명의 졸업생에게 학위기를 전달하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학위수여식에 상영할 계획입니다.

윤성이 / 동국대 총장
(학생들에게 정말 나름대로 총장으로서 추억거리를 만들고, 그리고 또 자기가 졸업한 학교에 대한 긍지심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런 찾아가는 졸업식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수업에 이어 졸업식까지 대면이 제한된 요즘, 졸업생을 위한 동국대의 추억 만들기는 그늘진 대학가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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