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서촌 인근의 주택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네댓평 남짓한 집안에서 오래된 벽지를 뜯어내자 검은 얼룩이 드러납니다.

묵은 때를 닦아내고 그 위에 새 벽지를 바르자 집안이 한층 환해집니다.

서울 조계사 가피봉사단이 오늘 몸이 불편한 홀몸어르신들을 위해 집수리 봉사에 나섰습니다.

집안 청소부터 도배, 가구 정리까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전문 청소업체를 방불케 합니다.

이옥분 어르신/
((집수리를 해주니까) 너무 감사하고, 너무 좋아요.)

김장배 / 조계사 가피봉사단 운영부장
((구청에서) 집수리가 필요한 집들을 저희 봉사단체에 의뢰해요. 그러면 저희가 의뢰를 받아서 실사를 한 다음에 준비해서 찾아와 집수리를 하게 되는 거죠.)

조금은 비좁은 공간이지만 봉사자들은 각자 역할을 나눠 체계적으로 봉사를 시작합니다.

벽지를 바르기 위해 가구를 옮기는 일부터 쓰레기 분리수거와 바닥청소 등 많은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이 집에 거주하는 이옥분 어르신도 가피봉사단을 믿고 마음 편히 마실을 다녀옵니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더위에 봉사자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지만 어르신들에게 보다 깨끗한 환경을 선물하겠다는 의지를 꺾진 못했습니다.

김장배 / 조계사 가피봉사단 운영부장
(여러 사람들이 와서 같이 이렇게 집수리하는 걸 (어르신들이) 상당히 좋아하시고, 또 깨끗해지니까 너무너무 기뻐하세요. 그래서 보람도 느끼고 (봉사)하시는 분들도 기쁨을 느끼면서...)

지난 2018년 출범한 가피봉사단은 서울시 비영리단체 인가를 받아 집수리와 의료 봉사,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집수리 봉사는 거주환경을 개선한다는 점 때문에 홀몸어르신들이 가장 반기는 일입니다.

상범스님 / 조계사 포교사회국장
(인연이 닿아 이렇게 집수리 봉사를 해드릴 수 있어서 제가 오히려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조금은 깨끗해진 환경에서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는 가피봉사단의 활동은 모든 중생을 구원하겠다는 사홍서원의 첫 번째 원력, 중생무변서원도를 되새기게 합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