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 서운암 장경각 앞 마당.

땅을 파고 물을 채운 공간에는 검은 배경 속 사람과 호랑이, 거북이와 고래 등 다양한 생물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일반 작품과 달리 수중에 전시된 이 작품은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중봉 성파 대종사가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옻칠과 나전 기법으로 되살린 작품입니다.

중봉 성파 대종사 /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우리 많은 민족들이 선사시대에 훌륭한 미술을 7000년이란 세월을 당기고 축소해서 현 시대에 갖다놓고 우리가 한번 재해석하고 재의미하고 재인식하고 그래서 미래지향적인 미술의 발전을 도모해야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거든요.)

가로 7.8미터, 세로 4.4미터로 울산 반구대 암각화와 똑같은 크기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삼베에 옻칠을 10번 가량 반복하고 또 삼베를 붙여 옻칠을 반복하는 작업을 되풀이하며 만들어졌습니다. 

삼라만상을 담고 있는 우주를 표현한 검은 바탕, 별처럼 떨어진 옻 안료, 나전 기법으로 자개를 붙이고, 천연 색 염료를 녹인 옻칠은 다양한 생물들과 선사시대의 삶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중봉 성파 대종사 /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우주 법계의 무한한 진리는 숫자도 끝이 없고, 공간도 끝이 없는 거고, 우주 대자연의 신비함과 경이로움을 한 번 더 우리가 다시 공부해야 되고...) 

24일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칠화작품을 물 속에 눕힌 이색적인 전시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중봉 성파 대종사는 썩지 않고 접착력이 강하며, 수천년이 지나도 변색되지 않는 옻칠이기에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장경각 앞 작품을 통해 선사시대의 훌륭한 유물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대해서도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습니다.

중봉 성파 대종사 /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우리나라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선사시대 유물이고 훌륭하다는 것, 그것을 전 국민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70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옻칠과 나전 기법으로 재해석한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상식의 전환을 통해 수중 전시해 미술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봉득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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